"다른 사람 확인없으면 판단 어려워"… 의존성 인격장애란?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지난해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는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결혼 후 20년 동안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성상납을 강요받아 1000명이 넘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두 아들도 300명 이상의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영상을 본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온라인에선 이씨와 두 아들을 돕자는 여론이 형성됐고 인터넷 카페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배후에는 무속인 김씨가 있었다. 이씨는 모든 정황이 밝혀진 뒤에도 "성폭행과 혼음은 사실이다. 아이들도 당했다. 무속인 김씨와 관계없는 일"이라며 김씨를 두둔했다. 어머니 이씨는 의존성 인격장애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경기도 용인에선 친모가 큰딸(사망 당시 7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이 있었다. 말을 듣지 않고 말썽을 부린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씨가 크게 의지한 것으로 알려진 집주인 이모씨(45·여)는 "애 교육을 제대로 시키라"며 학대를 부추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집주인에게 징역 20년형을, 친엄마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 따르면 의존성 인격장애는 보호받고 싶은 욕구가 커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증상을 보인다. 때문에 자신의 모든 행동과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모습도 보인다. 결정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얻기도 하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변 사람의 지지나 동의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자신이 의존하고 있는 상대와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어떤 일을 스스로 시작할 때에도 자신의 능력이나 판단에 대한 확신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본인이 하고 싶지 않고 불쾌하게 느끼는 일이더라도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 일에 자원하기도 한다. 자신을 지지해주고 돌봐주던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의지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급히 찾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의존성 성격장애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린 시절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을 터득하지 못했거나 불안정한 애착관계, 구강기적 고착화, 모성 결핍 등이 있었던 경우 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게 대부분이다.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주지 않으면 못 견디는 상황이 반복됐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아래 증상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됐고 나열한 증상 중 5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의존성 인격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1. 다른 사람의 많은 충고나 확인 없이 일상적인 판단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2.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3. 지지와 인정을 잃는 것이 두려워 다른 사람과 다른 의견을 내보이지 못한다.
4. 판단이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계획을 시작하거나 스스로 일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5. 다른 사람의 보호나 지지를 위해서라면 불쾌한 일이라도 자원해 행동한다.
6. 혼자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심한 공포 때문에 불편함과 절망감을 느낀다.
7. 친밀한 관계가 끝나면 자신을 돌봐주고 지지해 줄 다른 관계를 급하게 찾는다.
8. 스스로 자신을 돌보기 위해 혼자 남겨져 있는 상황에 비현실적으로 과도한 공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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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더이슈]어린시절 자율적 행동방식 터득 못한 것 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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