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경영진 보수 환수, 징벌적 손배 필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금융당국이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분식회계 기업 경영진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제재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또 업계 최대 관심사인 지정감사제 확대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회계학회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회계제도 개선방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기업·감사·감독분야를 망라한 회계제도 개편 방안을 밮표했다.

이는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 등으로 회계투명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지난 8월 금융위가 회계학회에 요청, 12명의 회계 전문 교수진들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로 연내 발표될 회계제도 개선 정부안에 반영된다.

연구진은 분식회계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한양여대 교수는 "분식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제재의 수위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한 경제적 불이익 △제재를 받은 상장사 임원의 다른 상장사 재취업 제한 △임직원에 이미 지급된 보수를 회사가 되돌려 받는 '보수환수제(Clawback)' 도입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 또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시 과태료 인상을 추진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했다면 회계 사고 발생시에도 감독기관의 제재 및 민·형사상 책임을 일정 부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안도 내놓았다. 또 현재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한정된 '회계전문가'의 감사위원회 및 감사 선임 규정을 더 많은 기업으로 확대하자자고도 주장했다.

회계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지정감사제 확대와 관련해선, 전면 지정감사제보다는 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절충안이 제시됐다. 정석우 고려대 교수는 "현재의 '자유선임제'는 회사와 감사인 간 갑을관계를 초래한다"면서 △'자유선임 9년+지정감사 3년'의 혼합선임제 △'자유수임 6년+복수 감사(dual auditing) 1년의 혼합선임제 △현행 자유수임제 기반으로 지정감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만 피감사대상인 기업들은 오히려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정부안에 담길 지정감사제의 확대 범위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감독 분야에선 금감원의 회계감독 조직 및 인력을 확충·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독립 회계감독 기구' 신설 구상을 내놓았다. 현재 금감원 내 부서가 맡고 있는 회계 감독 기능을 미국의 회계감독위원회(PCAOB), 영국의 재무보고위원회(FRC), 일본 회계감독당국(CPAAOB) 등처럼 확대하거나 독립시키는 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감사인 인증 및 등록제를 도입해 역량이 부족한 감사인에게 감사 대상 기업을 제한하거나 △정밀감리시 감독당국에 계좌추적권 및 회사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 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자료제출 요청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