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디스크 신약 개발 중단…'임상 2상' 높은 벽 재확인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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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71,500원 ▼800 -1.11%)이 기술수출을 추진해 온 퇴행성디스크 치료 신약 개발이 중단됐다. 임상 2상 과정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탓이다. 신약 개발 선결 과제인 임상시험의 높은 벽이 재차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27일 퇴행성디스크치료제 'YH14618'이 임상 2상 결과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14618의 원 개발사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 해당 약물에 대한 권리 반환과 기술 활용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9년 퇴행성디스크치료제 공동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이 약물을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YH14618'의 기술 수출을 추진해왔다. 'YH14618'의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인 퇴행성디스크는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었다. 기존에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했을 뿐이다. 'YH14618'는 '통증완화'와 '디스크 재생' 효과를 목표로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전체 임상 과정 중 실패확률이 높은 2상의 벽에 막혔다. 신약이 임상 1상과 2상, 3상에서 실패할 확률은 각기 36%, 70%, 42% 정도로 2상이 가장 높다.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평가하는 사실상 첫 관문이어서다.

'YH14618'의 임상 중단은, 약물 자체의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근 녹십자 (111,100원 ▼400 -0.36%)의 미국 임상 중단과 한미약품 (310,000원 ▼5,000 -1.59%)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는 원인이 다르다.

녹십자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미국 임상 3상 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경쟁 약물인 박스앨타의 '에디노베이트'와 바이오젠의 '엘로케이트'가 이미 임상 완료 후 발매된 탓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과 공동 진행 중인 폐암치료제 임상에서 발을 뺀 이유 역시 경쟁 약물과의 개발 속도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의 높은 성공확률과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개발 속도전 모두를 뚫어야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약 개발 전략을 보다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