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화 한은 부총재 “저출산·가계부채 등 성장제약 요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가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과다한 유휴 생산능력, 가계부채 누증,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장 부총재는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성장잠재력과 거시정책’을 주제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의 완화적 운용 못지 않게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잠재력 배양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은 단기적으로 고용 및 소득감소, 경제심리 위축 등을 통해 경기회복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경기가 계속 부진하면 이력현상을 통해 구조개혁의 추진 동력을 약화시켜 성장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부총재는 “최근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3% 정도를 나타냈고 이는 대외경제 여건이나 주요국 성장률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치유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장잠재력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금융위기 이전 5% 정도였던 잠재성장률이 노동생산성 감소, 자본축적 둔화 등으로 최근 3% 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고, 저성장 기조가 지속돼 성장잠재력이 이보다 덩 약해졌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부총재는 우리나라 성장잠재력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는 총수요 및 총공급 양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의 출산률은 1.24로 세계에서 거의 꼴찌에 가까운 기록이며, 인구고령화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일자리·주거·교육·사회인식 등 여러 분야와 연계된 복잡한 사안”이라며 “다양한 대책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상호보완적으로 시행돼야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정책당국이 증가세를 억제하고 부채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시행해 왔다”며 “향후 추세를 보아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 “저출산·가계부채 등 성장제약 요인”

한은·고려대 국제컨퍼런스 개회사…“장기 경기침체 구조개혁 추진 동력 약화시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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