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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에 100만원하는 '캐시미어 코트'… 실상은?

[소심한 경제]대부분 10% 전후 캐시미어 혼용…사실상 모직코트지만 '캐시미어 코트'로 둔갑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입력 : 2016.11.19 08:00|조회 : 3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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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에 100만원하는 '캐시미어 코트'… 실상은?
한 벌에 100만원하는 '캐시미어 코트'… 실상은?
# "캐시미어가 들어간 코트라 가볍고 따뜻해요."

백 모씨(32·회사원)는 최근 큰 마음먹고 코트를 장만했다. 판매직원은 코트 원단이 캐시미어라고 강조했다. 겉감이 보들보들하니 왠지 고급스러워 보였다. 몇 번을 망설이다 온갖 할인을 붙여 거금 60만원을 주고 코트를 옷장에 넣었다. 얼마 후 코트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려고 옷을 뒤지다 백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캐시미어 혼용률이 8%였기 때문. 코트의 92%는 우리가 흔히 아는 양털로 만든 모직이었고 캐시미어를 쓴 비율은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백씨는 "캐시미어를 경우 요만큼 넣고 고가 캐시미어 코트처럼 팔았다니 황당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무거워졌다. 올해 유독 춥다는 겨울을 나기위해 겉옷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코트, 패딩 등 겨울 겉옷은 가격이 비싸 구매가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고급소재로 불리는 '캐시미어' 코트가 흔해지면서 동시에 코트 평균 가격도 상승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캐시미어가 소량 함유돼 캐시미어 소재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음에도 캐시미어 소재를 강조해 판매하는 것은 일종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캐시미어는 겨울 옷 소재 중 고급 소재로 불린다. 염소의 일종인 캐시미어라는 동물 털로 만든다. 이 털은 곱슬곱슬한 일반 양털과 달리 얇고 직모인 게 특징이다.

국내 한 섬유업체에 따르면 전세계 캐시미어 생산량은 1만5000톤. 여성용 스웨터를 만드려고 해도 약 4마리에서 나오는 털이 필요하다. 그만큼 캐시미어가 들어간 옷이 비쌀 수밖에 없다.

안동진 섬유연구소장은 "캐시미어 털의 굵기는 19마이크론 이하로 아주 얇아 가볍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라며 "얇은 털로 직조하게 되면 그 안에 섬유와 섬유 사이에 공기를 많이 품게 되는데 이 공기층이 보온효과를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시미어가 생산되는 곳은 한정돼 있다. 주로 내몽고(중국)과 외몽고(몽골)에서 캐시미어의 90% 이상이 생성된다. 안 소장은 "최근 우리나라에 캐시미어를 소재로 하는 옷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연간 생산량을 생각해보면 좀 의문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서 고가 브랜드, 중가 브랜드, SPA 브랜드 등을 살펴본 결과 울 캐시미어 혼방 코트에 들어간 캐시미어 비율은 약 최소 8%에서 15% 사이였다.

한 벌에 100만원하는 '캐시미어 코트'… 실상은?

가격은 고가의 경우 100만원, 중가의 경우 50만원 선, SPA 브랜드의 경우 20만원 안팎이었다. 국내 여성 브랜드 중 고가인 'T' 브랜드의 캐시미어 10% 혼용된 코트는 98만원이었다.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중가 브랜드에선 캐시미어가 15% 섞인 코트를 51만원 선에 판매했다.

일부 상품은 10%도 채 되지 않은 캐시미어 혼용율에도 '캐시미어 코트'라고 강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10% 캐시미어 혼용율 코트는 브랜드 명에 '캐시미어'가 강조되기도 했다.

남성 브랜드의 경우 같은 캐시미어 혼용율인 코트 가격이 여성 브랜드에 비해 저렴했다. 캐시미어가 10% 정도 들어있는 중가 브랜드의 코트는 약 40만원 중반대에 구매가 가능했다.

남성 코트의 경우 캐시미어보다는 울 90% 이상과 아크릴 혹은 폴리에스테르가 섞인 코트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재의 특성은 비슷했지만 브랜드, 디자인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백화점에서 겨울 시즌을 맡아 코트를 다량 전시, 판매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백화점에서 겨울 시즌을 맡아 코트를 다량 전시, 판매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소량의 캐시미어가 들어가면 캐시미어가 가진 소재의 장점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국내 중견 의류업체 관계자는 "캐시미어가 소량 들어가 소재를 부드럽게 하고 옷 자체가 조금 가벼워 질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코트가 얇게 나와서 가벼워진 것이지 캐시미어를 소량 넣었다고 가벼워졌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보온성도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캐시미어를 소량 넣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행하는 트렌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캐시미어가 소량 혼용된 코트를 캐시미어 코트로 분류하진 않는다.

인터넷 등 해외 브랜드의 코트 분류를 살펴본 결과 혼용된 코트는 '울블렌드'로 분류됐다. 말 그래도 여러가지 털실을 섞어 뽑아낸 원단이라는 것이다. 울블렌드로 분류된 코트는 코트의 원단을 다시 상세하게 명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캐시미어를 유독 선호해 캐시미어를 강조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겨울 옷 가격에서 원단이 결정하는 부분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원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코트 가격이 유독 비싼 것은 우리나라의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의류업체 구조 탓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 옷 가격이 거품으로 인해 비싸다기보다 시장이 작은데 다양한 상품을 소량 생산하다 보니까 원가가 높아져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그렇다보니 해외 옷 가격과의 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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