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오늘…황우석 박사, 대국민 사과하다

2005년 12월 황우석 박사가 줄기세포 조작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2004년 미국 사이언스지는 황우석 박사가 세계 최초로 사람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와 배아줄기세포 형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황 박사는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학계와 의료계는 뇌질환·심장병 등 난치병 치료의 새 장이 열렸다고 환호했다.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열기도 들끓었다.

그러던 중 2005년 11월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황 박사가 실험을 위해 사용한 난자가 매매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도 황 박사 연구에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거듭 지적했다.

11년 전 오늘(2005년 11월24일) 황 박사는 대국민 사과를 위해 기자회견장에 섰다. 그는 연구원 2명의 난자를 사용하며 대가를 지불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어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발표했다.

이후 '아이러브 황우석'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연구용 난자기증 운동과 PD수첩 광고 내리기 운동 등이 일어났다. 황 박사 지지자들은 '국가적 영웅'인 황 박사를 비판한 것 자체가 국익에 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의혹은 점점 커져갔다. PD수첩은 12월 후속 보도에서 황 박사의 논문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논문 사진 중 3쌍의 줄기세포 사진이 중복됐음을 밝혔고 황 박사가 연구원에게 데이터·사진 조작을 지시한 정황을 공개했다.

서울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2006년 1월 서울대 조사위는 황 박사가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에 각각 발표한 논문이 조작됐다고 최종 발표했다. 조사위는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사이언스지는 황 박사의 논문 두 편을 철회했다. 황 박사는 2006년 3월 줄기세포 시료 조작 지시를 인정했다. 서울대는 그를 교수직에서 파면시켰다.


서울중앙지검은 2006년 5월 황 박사 등 6명을 줄기세포 논문조작 관련 혐의(사기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황 박사가 정부 지원 연구비를 빼돌린 사실과 난자를 불법매매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황 박사는 검찰 최후 진술에서 "기회가 있다면 과학자의 본분을 바로세워 남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09년 10월 논문조작·횡령 등 혐의로 황 박사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