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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 보이셔요"는 거짓말..자연스럽게 늙어가자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6.11.26 07:35|조회 : 2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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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배우러 다니는 학원에서 한 아주머니를 알게 됐다. 스포츠댄스를 오래 하신 분이라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데도 자세가 바르고 몸이 탄탄하고 얼굴에 탄력이 있었다. “스포츠댄스 오래 하셨으니 이런 운동쯤은 쉽게 하시겠어요”라고 했더니 “그래도 난 나이가 있잖아. 난 50대야. 자기는 나보다 10살은 더 어려 보이는데, 40대 아니야?”라고 했다. 그 질문에 “네 40대 맞아요” 하는데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나는 40대가 맞고 그것도 초반이 아니라 중반인데 맞는 말 듣고 기분은 그리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보다 많이 어려 보이고 젊어 보이고 싶어서다. 30대 같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들었다면 ‘설마’ 하면서도 기분이 찢어질 듯 좋았을 거다.

"젊어 보이셔요"는 거짓말..자연스럽게 늙어가자
인터넷을 보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 여자 연예인’이란 글을 읽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나이인데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얘기였다. 그런데 댓글이 칭찬보다 비아냥이 많았다. 돈의 힘이라든가 젊은 여자 흉내 내지 말고 나이에 맞게 살라거나 세월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 중에서도 “50대 남성으로서 한 마디”란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30대까지는 20대로 보이는 여자도 있지만 40대는 동안이라도 20~30대와 비교하면 완전 맛이 갔고 50대부터는 말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얼굴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도 나왔다. 개인적으론 탱탱해진 것 같은 최근 얼굴보다 주름이 좀 보이는 옛날 얼굴이 더 자연스러워 보기 좋았다. 그래 봤자 거기서 거기지만 말이다. “50대 남성”이 댓글로 썼듯 50~60대가 아무리 관리 받아봤자 젊은 여성과 비교할 수준이 안 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여유만 되면 얼굴의 시간을 되돌리려 돈 쓰고 시간 쓴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주름이 줄었다며, 피부가 좋아졌다며 뿌듯해 한다. 아무 관리도 안 받은 평범한 20대와 함께 보면 관리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중년이 넘어서면 세월의 자국을 숨기기 어렵다. 주름이 줄어 젊어 보인다고 좋아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뿐이다.

외모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 짓는 것이 아니라고 모두 공감하면서도 사실상 모두가 외모에 목 매단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매력적이 되려 외모에 신경 쓰지만 외모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오히려 매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중심적이다. 자기 얼굴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대개 같이 있는 것이 즐겁지 않다. 세월의 흐름, 젊은 세대의 부상, 세상의 변화 등등 주변을 무시하고 자기 얼굴의 주름이 중요한데 같이 있어봤자 즐거울게 뭐가 있겠는가.

나이가 들면 좋든 싫든 얼굴에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난다. 물론 최근 노화를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질병의 일종으로 보고 노화를 억제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결과 노화가 중단돼 진짜 50대 얼굴과 20대 얼굴을 구분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연간 회비가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병원에 다녀도 늙음을 젊음으로 되돌릴 순 없다.

나이가 들면 외모로 경쟁하려는 마음부터 내려 놓아야 한다. 얼굴의 주름을 보톡스 등 시술로 감추려 하기보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말해주는 스토리라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제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나이 들어서도 인정받는 비결이다. 아울러 나이가 들면 너무 경쟁하려는 것 자체가 민폐가 되기도 한다. 무대 중앙에서 비켜서 뒤로 물러나 주는게 아름다워 보일 때가 더 많다.

시인 이형기는 ‘낙화’라는 시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중략)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라고 노래했다. 젊음이 지는 것, 자기 역할이 끝나는 것,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 모두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이를 거스르려 하면 추하다. 가을인가 했더니 금세 겨울이다. 나무는 잎을 거의 떨궈 내고 빈 몸이다. 비워야 다가오는 새 봄에 푸른 잎으로 다시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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