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탄핵 정국, 촛불 다시 정점 찍을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대규모 집회다. 담화 이후 탄핵안 2일 처리가 불발되고 여야가 기싸움을 하는 등 안갯속 정국에서 이번 집회는 향후 촛불민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일 6차 촛불집회를 열어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선포하고 집중 국민 행동을 전개하겠다고 2일 밝혔다.

퇴진행동은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촛불을 끄려는 의도"라며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목표로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매 주말 열리는 광화문 촛불집회는 어느새 성난 민심을 읽는 척도가 됐다. 10월29일 1차 촛불집회 당시 3만명(주최추산)에 불과하던 참가자 수는 지난달 12일 3차 촛불집회에서 100만명으로 치솟은 후 5차 촛불집회에서는 서울 150만명, 전국 190만명을 기록했다.

주최 측은 6차 촛불집회에도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 참가자수로 최소 수십만에서 최대 100만명을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담화로 정국 수습에 나섰지만 지지율이 2주 연속으로 역대 최저치 4%(한국갤럽)를 찍을 정도로 민심은 싸늘하다. 3차 담화 이후 여야가 탄핵안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것도 촛불 민심을 광장에 모을 것이란 관측을 낳는다.

경찰 관계자도 "노동조합 등 특정 단체가 여는 집회와 달리 촛불집회는 시민참여가 주를 이룬다"며 "참가인원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지난달 26일 5번째 촛불집회에 근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 모습.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행진 중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퇴진행동은 본 대회로 접어드는 당일 오후 4시부터 '청와대 에워싸기' 행진을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번 행진 경로에는 청와대에서 서쪽으로 약 100m 떨어진 종로구 창의문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을 포함했다.

지난 5번의 주말 촛불집회에서 시위대가 청와대 앞 200m 지점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했지만 청와대 100m부근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분수대 광장과 청와대 경계지점 사이 거리가 100m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주최 측에 해당 구간 행진을 금지 통고했다.

주최 측은 경찰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금지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동안 주최 측의 행진을 조건부로 인정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보수단체는 이번에도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연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20여곳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집회를 갖고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까지 행진한다. 행진을 강행하려는 맞불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촛불집회 참가자들 사이 마찰 또는 충돌이 우려된다.

처음으로 여의도 사전집회도 진행한다. 서울진보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서울시민대회'를 연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고 탄핵안에 머뭇거리는 비박계 여당 의원들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모일 전망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방 일선 경찰서 예비 인원도 동원할 방침이다. 규모는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때와 비슷한 280여개 중대 2만5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