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좁은 박스권 지속... 이탈리아 투표 '주목'

이번주(5~9일) 코스피 시장의 관심은 다시 유럽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8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은 게걸음 장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주주친화 정책 강화와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만에 감산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를 시작으로 ECB 통화정책회의,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15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등 주요 이벤트들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관망심리가 팽배했다.



◇伊 국민투표의 향방은=이탈리아는 4일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상원 의원수를 320석에서 100석으로 줄이고 상원의원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개헌을 위해서다. 앞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총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정치 개혁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장기간의 경기부진과 난민의 대량 유입 등으로 총리의 신임도가 낮아지면서 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부결시 2017년초 조기 총선이 불가피한데 현재 지지율 1위 정당은 유로존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오성운동으로 이 경우 반 유럽연합(EU) 정서 확대가 불가피하다. 6월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그림자가 이제 이탈리아를 짙게 드리우는 셈이다.

특히 이번 국민투표 부결시 그 불똥은 이탈리아 은행권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확충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및 주요 이탈리아 은행의 부도 위험지표인 CDS(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은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부결시 8일 있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시장을 달래기 위한 제스처에 나설 수 있다. ECB가 2017년3월 예정된 양적완화 종료시점을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ECB 보고서에서 유럽 대형은행 부실대출의 30% 가량이 이탈리아 은행권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국민투표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은행채 매입 확대 등 보다 열린 통화정책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1팀장은 “이탈리아 정치적 불확실성과 ECB의 적극적 대응 사이에서 관망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좁은 박스권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닥의 경우 모멘텀 부재로 반등 기대감이 크지 않으나 수급 원인에 의한 하락세가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바닥 찾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만치 않은 FOMC 경계감=15일 FOMC를 앞두고 FOMC 경계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 4차례 금리인상 계획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 달러가치의 급등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금리 유가 등 가격변수가 불안정한 국면일수록 실적에 대한 믿음이 시장을 지배한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시장을 이끌고 배당 재료를 덧입은 삼성전자의 추가 행보 여부가 장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