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실적할당하고 인센티브 몰아주기 못한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금융회사가 직원에게 과도한 판매실적을 할당하고, 목표 달성시 인센티브를 몰아주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회사와 소송 등 분쟁을 벌이는 소비자는 금융회사에 포괄적 자료 열람권·청취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해 임직원 인센티브 체계에 소비자보호 요소를 반영하고 판매실적과 과도하게 연동되지 않도록 했다. 그동안에는 판매실적과 보상체계가 과도하게 연계돼 직원들의 불완전판매를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판매실적, 부가상품 판매 등이 보상의 비중에서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고, 민원건수, 불완전판매 건수 등 소비자 만족도를 성과평가지표(KPI)에 반영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소비자가 금융회사와 소송이나 분쟁조정을 벌일 때 소비자가 피해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금융회사에 요구할 수 있도록 포괄적 열람권·청취권이 주어진다.

현재는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자료 요청시 회사별로 제공하는 기준이 다르고 불명확해 사후 권리구제가 어려웠다. 다만 제도 오남용 방지를 위해 분쟁조정, 소송수행 등 권리 구제 및 그 준비 목적으로만 행사를 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또 홈페이지에 소비자보호 관련 정보를 한눈에 공시해야 한다. 금융판례, 분쟁조정 현황, 상품 유형별 민원현황 등을 포함해야 하고 각 금융협회도 이를 종합해 비교공시 해야 한다.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편의성도 높아진다. 고령자나 장애인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정확한 상품 이해를 위해 보호지침 마련이 의무화된다. 고령자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과 후순위채권 등의 권유를 자제해야 하고 장애인을 위해 점포별 전담 직원을 둬야 한다.

금융위는 행정지도 변경예고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