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죄악주 카지노株, 고배당 유혹마저 사라지나

고배당을 실시해 일명 '달콤한 죄악주'로 통하던 카지노주가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로 고배당 매력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실적부진으로 주가는 이미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내년 전망이 어두워 주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이 카지노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5일 카지노주는 일본 정부의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 설립 추진 소식에 일제히 하락했다. 복합리조트 개장을 앞둔 파라다이스 (15,090원 ▲20 +0.13%)가 6.32% 하락했고, GKL (13,790원 ▲270 +2.00%)이 3.53% 내렸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 (14,710원 ▼160 -1.08%)도 0.14% 떨어졌다.

지난 3일 일본 자민당이 내각위원회를 열어 카지노 해금법안을 가결한 게 이날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이 법안은 민간이 운영하는 복합리조트에 카지노 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법안"이라며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발의됐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카지노인 파라다이스와 GKL의 중국인 드롭액(테이블에서 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급한 금액)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인 비중이 높고 복합리조트 완공을 앞둔 파라다이스가 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파라다이스의 주가가 이날 가장 많이 떨어졌다.

최근 주가 하락에 올해 시가배당률은 올라갔지만 올해 배당만 보고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증권사들의 내년 실적 추정치는 이미 30% 내외의 급감을 예고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이어 올해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정부의 보복성 대응에 주요 고객인 유커(중국인관광객)가 급감했고 국내외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GKL의 연결 순이익 추정치가 올해 1091억원에서 내년 785억원으로 28%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라다이스의 연결 순이익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는 올해 697억원에서 내년 482억원으로 31%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안타증권은 파라다이스의 내년 순이익을 올해보다 82% 급감한 124억원으로 추정했다.

순이익 감소에 따라 배당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GKL의 경우 시가배당률은 3%대를 유지해왔으나 1주당 배당금은 매년 감소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내년 순이익 추정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일본 카지노 해금법안이 통과되면 장기적으론 부정적인 여파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경우 강원랜드까지 약 4~5시간 걸리지만 일본은 비행기로 1시간반만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