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닥, 정권말 징크스…반등은 언제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국내 정치 혼란이 가속화되며 증시도 정권 말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정권 말기 리스크에 취약한 코스닥은 수급·실적 부진의 이중고를 겪으며 2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25포인트(0.37%) 내린 1963.36에 마감했다.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 소식에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143억원, 4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11.61포인트(1.98%) 내린 575.12에 거래를 마치며 2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밀렸다.

이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개헌 국민투표 부결로 사퇴를 선언했다.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제1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며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권교체기, 코스닥은 흔들렸다=2002년 이후 증시는 대통령 집권 5년차에 대체로 부진했다. 특히 정권 5년차 4분기와 정권 1년차 1분기에 코스닥과 코스피는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5년차 4분기에 평균 -8%의 수익률을, 코스피는 마이너스 1%를 기록했다.

정권 교체기에 코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취약한 까닭은 코스닥에 포진한 중소기업이 정부 정책에 따라 주가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금은 박근혜 정권 집권 4년차 4분기에 해당되지만 '최순실 게이트' 및 대통령 탄핵 논의로 5년차 4분기와 비슷한 불안감이 형성돼 코스닥에는 악재라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정치 변화에 따른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지금은 주식을 사야 할 때"라며 "이익 추정치가 개선되면서 저평가된 업종, 특히 코스닥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스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수급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신용잔액은 최근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조7000억원에 달해 시장 에너지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닥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도 매도 우위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지수는 일정 수준 가격 조정이 진행됐지만 저평가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반등을 위해서는 내년도 코스닥 이익 개선에 대한 검증 과정과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진보의 시대…경제민주화 법안이 핵심공약으로=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에서 당장 대통령 퇴진 문제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정치의 진보 성향 강화가 중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에서 기업 규제 강화, 정부의 역할 증대, 복지 확대에 대한 요구가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 이후 한국 정치의 진보적 성향 강화로 나타날 변화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 대통령의 퇴진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될 경우 경제민주화 법안이 야당의 핵심 당론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업들의 경영권 승계에 파급효과가 큰 경제민주화 법안은 아직 국회의원 발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이것이 당론으로 확정되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면 대선후보의 성향에 따라 발의된 경제민주화 법안이 핵심 공약이 되거나 당론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합의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의 일부는 여당이 야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법안이 대선에서 부각될 경우 경영권 승계와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기업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지주사 전환 논의를 공론화한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를 비롯해 승계가 필요한 대기업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