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伊 투표 부결, 찻잔속 태풍?…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큰 영향 없을 것 vs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되고 마테오 렌치 총리의 사임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은 물론 뉴욕 증시까지 상승하면서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82포인트(0.24%) 상승한 1만9216.2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2.76포인트(0.58%) 오른 2204.71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3.24포인트(1.01%) 상승한 5308.89로 거래를 마쳤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워렌 전략분석가는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이미 끝났고 그다지 변화가 없다는 점이 증시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로 “또 다른 유럽연합 탈퇴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원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ADS증권(런던)의 재미슨 블레이크 소매 매니저는 “미국의 경기 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지속 전망은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고 서비스업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국민투표 부결 영향을 약화시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 오른 51.79달러로 마감, 지난해 7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대비 2.4포인트 상승한 57.2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5.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의 피터 투즈 대표는 경기지표 호조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며 “FRB가 다음 주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금융 업종 강세를 이끌면서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S&P500의 금융업종 지수는 1.16% 상승했다. 대선 이후 약 14% 급등했다.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증시는 이탈리아 소식에 반응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라고 평가했다.

DNCA 인베스트먼트의 이고르 디 마크 펀드 매니저는 “국민투표 부결은 장기적으로 이탈리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로존이나 이탈리아가 직면한 문제점들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