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미르-K스포츠 재단 추가지원..자금지급 방식 이상해 거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회장들이 청문회 시작 전 인사 후 착석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재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일당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관련, 청와대의 요청을 받은 전경련의 요구에 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그룹은 추가 지원 요청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요청을 거부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위원들에게 제출된 주요 기업의 답변서에 따르면 SK, LG, 한진 등 주요 그룹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 청와대의 요청에 전경련이 회원사들에 제안한 것이라고 답했다.


SK그룹은 재단 출연과 관련, "문화·체육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 다른 나라들과의 문화·체육분야 협력사업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담당할 공익재단이 필요하고 아울러 정부 측의 관심과 요청이 있다는 전경련으로부터의 사전 요청과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요 그룹이 동참하는 재계 전체 차원의 공동사업인 점을 감안해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는 "그룹별 분담금액은 각 그룹의 직전 연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분담해오는 것이 관례였으며 이번 두 재단의 분담액도 이런 관례에 따라 설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의 경우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기본 출연 이후 추가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사업의 효과성과 실현 가능성, 브랜드가치 제고 등을 면밀히 검토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고 지원요청 등이 이상해 추가 출연하지 않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SK그룹은 "해외법인을 통한 지원 요청 등 자금의 지급 요청방식이 이례적이었다는 점과 나아가 지원 요청 금액이 사업내용에 비해 매우 과다하다는 등의 여러 문제 제기와 이견으로 논의 와중에 협상이 결렬돼 중간에 사안이 종료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청와대의 요청으로 전경련에서 한류 붐 지속을 위한 문화재단을 설립하고자 한다"며 "기금규모는 3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10대 그룹 대상으로 매출액 비율로 배분키로 한다고 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 측은 "중국 리커창 총리가 방문했을 때 양국 문화재단간에 교류 MOU가 체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당시 다음 주말까지는 법인 설립을 끝내야 하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전경련으로부터 기금목표 액수를 500억원, 참여기업이 20대 그룹으로 확대돼 한진그룹은 10억원을 출연해달라는 요청을 재차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진 측은 "당시 전경련은 청와대의 요청이라며 매우 급박하게 재단설립을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른 대부분의 그룹들도 이에 협조하는 분위기였고, 출연 재단이 문화재단이고 문화사업 기여라는 측면에서 한류 붐의 지속과 확장에 동참하는 것도 바람직하겠다는 취지에서 금원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LG 측은 "2015년 7월 대통령과 그룹 회장 면담 후 안종범 수석이 하현회 사장에게 문화, 한류 스포츠, 경제활성화를 언급하며 문화재단 및 스포츠재단 설립 추진을 위해 주요 기업들이 재단별로 30억원 정도를 출연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하현회 사장은 안 수석의 요청에 알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