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회장, 朴대통령 정면비판 "오너퇴진 압박, 군부시절 있던 일"

손경식 CJ회장 "조원동, 대통령 말이라며 이미경 퇴진 압박"/사진=뉴스1

손경식 CJ (116,100원 ▼3,900 -3.25%)그룹 회장은 2013년 말 벌어진 청와대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에 대해 "과거 군부정권 때나 있었던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손 회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김경진 국회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조 전 수석이 대통령 말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리 없다'며 조 전 수석의 말을 직접 듣겠다고 해서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간부에게 손을 떼고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헌법상의 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중대한 행위"라며 "그런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과거에도 군부정권 때는 이런 경우도 있었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정부가 문화산업을 중요 정책으로 정하고 난 후 CJ가 문화 사업을 많이 하니까 열심히 하라는 격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와의 관계에 대한 해명도 내놨다. 손 회장은 "(차은택과) 행사장에서 수인사 한적 있고 그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면서 "CJ 창조혁신센터 조직에 대한 책임을 차은택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는데 당시 직원들이 거절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또 미르재단 기금출연이나 문화창조 융합벨트 사업 참여시 대가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손 회장은 미르재단 등에 대한 기금출연 배경에 대한 질문에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고 다른 기업들도 다 하니까 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청문회장으로 들어서면서 "박 대통령에게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한편 CJ그룹은 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보낸 사전답변서를 통해 지난해 7월 진행된 박 대통령과의 단독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답변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남북통일시대 준비, 남한과 북한의 이질감 해소 노력을 위한 '소프트한 접근'이 필요하고 문화·체육 교류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당부에 손 회장은 '잘 알겠다'고만 답했다고 CJ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