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41억달러 출자 이끌어낸 MBK의 저력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달 만에 글로벌 투자기관으로부터 41억달러의 출자를 이끌어냈다. 그동안 1~3호 펀드의 투자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사모펀드(PEF) 역사상 최단 기간에 41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4호펀드 자금모집을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MBK파트너스 4호 펀드에는 국내 기관뿐 아니라 중국, 일본, 북미, 유럽, 중동의 약 50곳 투자자가 출자했다.

MBK파트너스는 4호 펀드 자금모집을 완료하며 총 운용자산(AUM) 규모를 150억달러 수준으로 키웠다. 4호 펀드의 투자 전략은 그동안 MBK파트너스의 방침과 다르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기 부침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난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4호 펀드 자금모집에 나섰다. 펀드의 초기 목표금액은 35억달러였는데 자금모집 과정에서 70억달러의 출자 수요가 몰리면서 상한선인 41억달러에 펀드레이징을 마쳤다. 4호 펀드에는 MBK파트너스의 1~3호 펀드에 출자하지 않은 북미 대규모 기관투자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딜라이브(옛 씨앤앰) 인수금융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속 가까스로 만기 연장에 성공하는 등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최근 국정논단 사건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투자기관의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게 흘러가면서 대규모 펀드레이징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럼에도 41억달러의 펀드레이징을 두 달 만에 완료하면서 MBK파트너스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엑시트(자금회수)에 진통을 겪고 있지만 그동안 조성한 1~3호 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10억달러 규모의 1호 펀드에 이어 2008년 15억달러 규모의 2호 펀드, 2013년 27억달러 규모의 3호 펀드를 조성했다. 3개 펀드 모두 전체 수익률 기준으로 이익을 창출한 가운데 2~3호 펀드의 최근 포트폴리오는 IRR(내부수익률) 25%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경쟁력이 4호 펀드의 자금모집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북미 지역의 대규모 연기금까지 MBK파트너스 4호 펀드에 출자를 약속하면서 처음 계획한 펀드레이징의 2배가량 투자금 수요를 이끌어냈다"며 "최근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MBK파트너스의 대규모 펀드레이징에 대한 의문도 시선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주변의 우려를 씻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