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작은사치' 디저트, 식품업계 마지막 '블루오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김소연 기자

SPC삼립의 냉장 디저트 제품 이미지/사진=SPC삼립

식후 간단한 입가심 정도로 취급받던 디저트가 과자와 스낵 등 전통적인 간식거리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 여력이 증가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즐기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밥보다 비싼 디저트'에도 지갑을 과감히 연다.

출산률 감소로 과자와 스낵을 즐기는 어린이 소비자가 줄어 고민인 식품업체들은 불황 중에도 폭풍 성장하고 있는 디저트 시장을 고급화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매년 2배 폭풍 성장…'작은 사치' 디저트 전성시대 =디저트 시장의 성장은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감각적인 소비에 눈을 떴기에 가능했다. 보다 세밀한 맛과 향에 반응하면서 차별화된 맛과 시각적 아름다움에 반한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위고에빅토르'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사진=뉴스1

여기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작은 사치'가 대세로 떠오른 것도 디저트 시장의 고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경제 사정으로 외제차나 명품 브랜드 의류·가방에 큰돈을 쓰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군 가운데 최고급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심리가 디저트에 투영돼 있다는 것이다.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원두커피가 보편화 되면서 이와 어울리는 디저트 수요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5조원에 이르며 성인 1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480잔이 넘는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엔젤리너스, 카페베네, 이디야 등이 디저트 메뉴 확대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과자·스낵 대신 디저트…"2030여성 취향을 잡아라"=식품업계 입장에선 디저트 시장은 개척해야 할 '블루오션'이다. 사실 디저트와 간식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소비층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통적인 과자와 스낵은 아동이 주 소비층이지만 디저트로 분류되는 제품군은 20~30대 성인을 타깃으로 한다.

CJ제일제당이 냉장 베이커리 시장 공략을 강화를 위해 출시한 디저트 제품 '쁘띠첼 에끌레어'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식품업계 입장에선 후식 또는 간식의 대명사격이었던 과자와 스낵 성장세가 주춤한 만큼 이를 대체할 카테고리가 필요하다. 2009년 3조5878억원이었던 제과시장은 2011년 4조697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걸으며 2014년 3조9249억원으로 다시 3조원대로 추락했다.

불황이 장기화된 영향도 있지만 주 소비층인 어린이 소비자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결정타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과자, 스낵 주 소비층인 5~14세 인구가 최근 5년새 12.5% 줄었다.

◇성장정체 식품업계, '블루오션'으로 디저트 시장 주목 =이런 상황에서 제과업체 입장에선 폭풍 성장 중인 디저트 시장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롯데제과 (25,200원 ▼200 -0.79%)가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샤롯데, SPC삼립 (57,100원 ▼600 -1.04%)이 냉장디저트 브랜드 '카페스노우', 오리온 (13,760원 ▼50 -0.36%)이 디저트카페 '랩오(LAB O)' 등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CJ제일제당 (335,000원 ▲3,000 +0.90%), 대상 (20,900원 ▲100 +0.48%) 등 식품업체들도 디저트 시장에 관심이 높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2000년 출시한 과일젤리 브랜드 '쁘띠첼'을 디저트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2011년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거쳐 푸딩과 롤케익, 음용식초 등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상 역시 청정원 브랜드를 통해 원물 디저트 '츄앤', 유럽식 과일디저트 '콩포트'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디저트에 열광하는 2030 여성 소비자들은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것은 물론 소비 여력도 다른 소비계층에 비해 훨씬 왕성하다"며 "간식류 제품에 비해 단가가 높고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저트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