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어 만든 반값 원두커피, 中企와 함께해 보람은 두배"

'동반성장형 해외 직소싱'. 기존 유통구조를 바꾸는 이마트의 '소싱'(sourcing·대외구매) 실험이 유통가에서 화제다. 여러 단계의 수입 과정을 통해 해외 제품을 판매하던 것과 달리 유통업체가 직접 원물을 사들여 중소기업과 함께 가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선근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가공소싱팀장은 올해 동반성장 해외소싱을 통해 '대박'을 터뜨렸다. 이마트 원두커피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가공소싱팀에서 직소싱한 원두커피였다. 매출 상위 10위 안에 직소싱 원두커피가 7개나 진입했다.

자금력을 갖춘 이마트가 원두 같은 원물을 수입하고, 수입한 원물은 경쟁력 있는 우수 중소기업이 가공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커피농장 △현지 수출업자 △국내 수입업자 △도매상 △로스팅업체 △소매상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마트 직소싱은 △커피농장 △이마트 수입 △로스팅 위탁 △이마트 판매의 간단한 구조다. 중간 유통 비용을 줄여 완제품을 동종 상품 대비 반값에 판매한다.

이 팀장은 "대량구매로 협상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대형마트가 나서 원가를 낮출 수 있다"며 "가장 좋은 등급의 원두를 직거래하고, 우수 중소 협력업체를 통해 로스팅하기 때문에 신선도와 가격 경쟁력이 높아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원두커피 직소싱을 시작한 이 팀장은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에 이어 커피 산지를 확대하고, 직소싱 원물 종류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팀장은 이마트가 신성장 동력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자체브랜드(PL)인 노브랜드에서도 히트작을 내놨다. 획기적인 가격을 내세운 초콜릿, 감자칩 등 히트상품은 해외 직소싱 방식으로 탄생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소싱한 990원 노브랜드 감자칩은 1100만개 넘게 팔렸고, 인도네시아 버터쿠키와 프랑스 초콜릿도 각각 370만개, 26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 같은 성과에 이 팀장의 가공소싱팀은 이마트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


이 팀장은 "아프리카 오지에서 해외 업체들과 끈질지게 협상해 좋은 품질의 원물을 사들이고,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상품을 만들어 팔아 소비자들이 열광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기업에 한국과 이마트를 알리고, 국내 중소기업에는 판로 개척의 장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싱 바이어는 트렌드 리더'라고 여기는 이 팀장은 이마트 프리미엄 슈퍼마켓 'PK마켓'을 실험장으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상품을 소싱해 선보일 것"이라며 "고객이 이마트에 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국내 80명, 해외 50명 등 총 130명의 해외소싱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800여 공급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중국 상해와 심천, 일본 도쿄, 베트남 호찌민, 미국 LA(로스앤젤레스) 등 5곳의 해외 소싱 사무소를 오는 2023년까지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