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D-1' 국회 모인 촛불민심, "압도적 가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 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즉각 탄핵과 국회 개방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내일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국회 경내 개방은 불허됐다. /사진=이동훈 기자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성난 촛불은 국회 앞을 지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5000개 촛불이 국회 앞에 켜졌다. 집회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소속 회원과 시민 100여명은 8일 오후 3시부터 여의도공원에서 만장(고인을 슬퍼하며 지은 글을 종이에 적은 깃발)을 1000개를 제작했다. 노란색 배경의 만장에는 "박근혜를 탄핵하라", "즉각퇴진", "부결되면 시민항쟁이다" 등 문구가 적혔다.


퇴진행동은 오후 7시부터는 국회 앞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응답하라 국회, 비상국민행동 국회광장 주권자 시국대토론'을 열었다. 당초 퇴진행동은 국회 본관 앞에서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내부 집회 불가, 국회 앞 집회 보장' 방침을 밝히자 계획을 선회했다.

여의도에 직장을 둔 집회 참석자 서모씨(32)는 "무기명 투표라도 국민은 누가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다 안다"며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의원들이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 행사에선 세월호 유가족 발언과 시국선언, 중간 공연 등이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8시부터 약 30분간 '인간띠잇기'로 다시 한 번 국회 근처에서 탄핵안 가결을 압박했다.


9시부터 진행된 2차 대토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진행을 맡았다. 가수 모세가 노래를 부르며 열기를 더했다. 행사는 오후 10시30분쯤 정리됐다. 퇴진행동은 이날 저녁 집회 참가자 수를 5000명으로 추산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정치적 계산이나 술수로 진실규명을 방해하거나 탄핵안을 부결시키려는 자들,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과 함께하지 않는 자들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의 힘으로 압도적 탄핵 가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2시45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는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마쳐야 한다. 탄핵안 표결은 9일 오후 3시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재적 의원 2/3에 해당하는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국회에서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은 내일(9일)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선포될 때까지 압도적 가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생각할 것"이라며 "남은 30시간 동안 모든 의원이 철야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9일 낮에도 여의도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곧바로 정치권에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촉구 결의안 채택을 요구할 계획이다. 10일 예정된 7차 촛불집회는 탄핵안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탄핵이 결정되면 박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탄핵이 부결되면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7차 촛불집회는 10일 오후 4시 청와대 포위 행진, 6시 본대회, 7시30분 2차 청와대 포위 행진 순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