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외인 '산타랠리' 부를까…美금리 변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찬성 234표’라는 압도적인 가결로 결정되면서 시장은 최악의 사태는 막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6년말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은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연말 산타랠리의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전일대비 6.38포인트(0.31%) 내린 2024.69로 마감, 최순실 관련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 10월24일에 비해 2047.74에 비해 1.13% 하락했다. 8일 종가가 2031.07이었음을 고려하면 최순실 게이트 한달반만에 낙폭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탄핵 표결을 앞두고 5일부터 8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사흘 내리 오르면서 2000대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미 탄핵 가결에 베팅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6일 지수선물시장에서 지난해 8월24일 이후 최대규모인 1만1431계약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931.07까지 하락하기도 했는데 국내 정치요인보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달러 강세, 이탈리아 개헌 투표 등 외부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FOMC·배당 등 외인 수급에 긍정적=증시 전문가들은 탄핵가결로 한국 증시를 짓눌러왔던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한국 증시도 연말 ‘산타랠리’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1월 들어 주춤했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들어 10월까지 10조6102억원을 누적 순매수했으나 11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달러 강세 여파로 3298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9일까지 3065억원을 순매수한 상태다.

미국 중국 글로벌 경기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시적으로 유출 흐름이 나타났던 신흥국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는 것이 외인 순매수를 짐작케 하는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연장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매파적 색채를 띠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시중금리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11월 이후 달러 강세를 견인했던 재료들이 대부분 소멸되고 있다는 점이 상승 모멘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연말 연기금 순매수와 배당을 겨냥한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수급적으로도 시장에 우호적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지배구조 개편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의 호조로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4분기 기업들의 실적호조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수 유입으로 연결될 것이란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국민이 대부분이 지지하는 탄핵 가결로 결정됐기에 투자심리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결이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에 오는 12일 코스피 지수의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심판 등 이벤트마다 변동성 확대 가능=다만 헌번재판소의 심판, 조기 대선 정국 등 여러 절차적 과정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벤트때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상장 대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종우 IBK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 이벤트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짧기는 하지만 헌재 심판, 조기 대선정국 등의 불확실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해외 증시 선전과 미국 경기호조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 지수는 연말 1950~2050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