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대기업' 겨냥 특검 수사 예상…재계 만반의 준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 대대적인 압수수색, 강도높은 소환 조사 등이 예상되면서 재계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1일 법조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검 수사 초반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대기업을 타깃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 파견이 결정된 1차 검사 10명은 기업비리 수사 경험이 많은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 9명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배경에 대해 일제히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특검 조사에서도 같은 진술을 할 것으로 보여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총수 9명이 출석했다.


특검 수사는 1차적으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직접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삼성그룹과 재단에 출연금을 추가로 냈다가 검찰수사 직전 돌려받은 롯데그룹, 최씨 소유 회사에 광고 일감을 몰아준 현대자동차그룹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 총수가 나서진 않았지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정황이 포착된 부영그룹, 포스코 계열 광고사 인수전에서 빚어진 지분 강탈 시도 및 회장 인선 관련 포스코 등에 대한 조사도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특검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총수들이 청문회에서 밝힌 것과 같이 '대가성'이 없었다는 해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 밤낮없는 소환조사를 대비해 나이가 많은 총수들의 건강 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

앞서 올해 79세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했다 조퇴했다. 현대차는 "심장병 수술 전력이 있는 정몽구 회장이 장시간 이어진 청문회로 건강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고 사유를 댔다. 정 회장은 2009년 심장질환으로 개심 수술을 받은 후 매년 정밀 심장 검진을 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청문회 이후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가 이후 지난주 대부분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특검 수사에서 혐의를 벗고 하루빨리 경영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한 업무처리, 내년도 투자 계획, 인사 등 대부분이 미뤄지거나 멈춰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