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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이재용 청문회' 뒤의 안도감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6.12.12 04:29|조회 : 1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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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9명의 대기업 총수에 대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는 ‘삼성 청문회’이자 ‘이재용 청문회’였다. 전체 질의응답의 60%가 이 부회장 몫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2년 넘게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을 했지만 경영관이나 자신에 대한 성찰,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 등을 공개적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청문회는 삼성그룹 총수로서 데뷔무대이자 검증의 자리였다.
 
13시간에 걸친 이날 청문회가 이 부회장에겐 ‘최악의 날’이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과 삼성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꼭 부정적 요인만 있던 것은 아니다.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 탈퇴 등의 발언이 삼성이나 재계에 큰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에서는 저 정도의 식견과 안목, 혁신성, 성찰능력이면 삼성그룹을 끌어갈 정도의 사람은 되는구나 하고 안심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침내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탄핵당하는 것을 보면서 리더의 함량이나 자질, 품성, 식견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모두 절감했다. 기업 CEO(최고경영자)도 마찬가지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미전실 해체는 단순히 조직 하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오너 중심의 상명하복 의사결정구조를 대수술한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인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과도 맞물려 있다.
 
미전실 해체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당연히 가야 할 길이다. 무거운 조직, 큰 조직에 대한 이 부회장의 생리적 거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부동산에 대해 태생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전경련 활동도 하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기부금(회비)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간 전경련 회비 400억원 중 4분의1 정도를 부담하는 삼성이 탈퇴한다면 전경련은 해체될 수밖에 없다. 역대 어느 정권도, 어떤 시민단체도 하지 못했는데 이 부회장의 전향적 결심으로 ‘낡은 유산’ 전경련이 종언을 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날 청문회 발언 중 압권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다면 언제든 넘기겠다”고 답한 대목이다.
 
이 말의 진의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이날 청문회에 나온 다른 8명의 기업 총수에게도 했다면 비슷한 답변을 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2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말은 그냥 뱉은 게 아니라 평소 이 부회장 생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
 
언제든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고 말한 게 일부라도 본심이라면 이 부회장은 평소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스타일임이 분명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유체이탈’형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글로벌 기업을 끌어가는 총수로서의 한계를 절감할 것이고 때로는 진짜 자기보다 뛰어난 전문경영자가 기업을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을 것이다.
 
훌륭한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고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인정하는 것이며 비길 데 없는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리더라면 최소한 큰 실수는 하지 않는다. ‘이재용 청문회’를 보고 난 뒤 크게 안도한 이유다. 최악의 경우에도 삼성은 대한민국 꼴은 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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