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에서 찾은 투자기회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혼동과 격동의 한 해였던 것 같다. 연초 중국발 위기에 따른 글로벌 주식 폭락, 이후 여름까지 경기방어주를 위주로 주식시장 회복, 6월 뜻밖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10월 최순실 사태 발생, 11월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 12월 대한민국 대통령 탄핵 국회 가결로 이어지기까지 정말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는 정말 곤혹스러운 한 해였던 것 같다. 큰 그림에서 코스피 지수를 보면 그냥 어느해처럼 1850에서 2050사이를 등락하는 또 다른 한 해처럼 보이나 그 내막을 살펴보면 다양한 투자 스타일간의(경기방어주에서 경기순환주로) 이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했고 업종별 차이도 현격했으며 새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등락을 반복하는 그야말로 우왕좌왕 주식시장이었다. 어찌보면 한해를 열심히 보내고 나니 아무런 소득 없이 다시 제자리인듯한 허탈감마저 든다.


새로 다가오는 2017년 한 해에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그 결과에 따른 조기 대선 여부, 미국의 새로운 정부와의 협력, 대북 정책 재정립 및 중국과의 관계 개선, 국내 산업 구조 조정, 소비 경비 부양 및 가계 부채 개선 등 많은 현안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곳에서 투자기회를 본다. 마치 촛불집회에서 성숙한 시민 정신을 증명했듯이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투자 철학을 묵묵히 지켜내는 많은 투자자들이 있기를 희망해 본다. 모든 사람들이 경기순환주에 집중하면서 소외된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배당 및 저평가 매력과 함께 다시 높아지고 있기에 지금이야 말로 가치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가질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13년간 연평균 수익률 29% 이상을 달성한 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는 주식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무분별하게 단기적으로 추종하고 따라해서는 절대로 높은 장기 수익률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즉, 다른 투자자들이 특정 단기 매매 이익을 추종할 때 오히려 소외된 주식들을 분석하고 매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초과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든 국내 증시든 최근 일련의 시장 흐름을 보면 결국 단기 예측과 모멘텀을 쫓아다니는 투기적 투자행태를 다시 한 번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이에 2016년의 실수를 반복하기 보다는 2017년에는 보다 많은 현명한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기초한 분석을 통해 그동안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어온 가치주를 중심으로 장기투자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원년이 되시기를 다시 한 번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