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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통 크게 아우르는 제3의 길은 어디?

[웰빙에세이] 신비의 문을 여는 가장 아름다운 자리 –1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6.1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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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통 크게 아우르는 제3의 길은 어디?

누구는 道라 하고, 누구는 중도라 하고, 누구는 중용이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 말이 다 그 말이다. 그걸 누구는 하느님이라 하고, 누구는 하나님, 누구는 하늘님, 누구는 한울님이라고 하는데 역시 그 말이 그 말이리라. 空이라 하든, 無라 하든, 무위라 하든 손가락만 다를 뿐 가리키는 곳이 다르겠나. 그러니 서로 손가락질 하면서 다투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볼 일이다. 그래야 신을 만나든, 진리를 깨우치든 하지 않겠나.

나도 말은 이렇게 했지만 도무지 뭐가 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뭐가 道고, 뭐가 중도고, 뭐가 중용인지 알듯 말듯 한 데 결국 모르겠고, 잡힐 듯 말듯 한 데 결국 놓치는 식이다. 이럴 때는 이 손가락 저 손가락 따지지 말고 몇 가지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

하나, 태풍의 눈. 태풍이 몰아쳐도 태풍의 눈은 고요하다. 평화롭다. 바람 한 점 없는 무풍지대다. 태풍의 눈은 비어 있다. 하지만 텅 빈 것이 거대한 것을 품는다. 무풍이 강풍을 거느린다. 태풍의 에너지는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휘몰아친다. 태풍의 눈이 없으면 태풍도 없다. 태풍의 눈이 태풍의 道다.

둘, 바퀴의 축. 바퀴는 구르지만 축은 구르지 않는다. 바퀴는 움직이지만 축은 제자리다. 한 곳에 가만히 있는 축이 돌고 도는 바퀴를 품는다. 부동이 역동을 거느린다. 바퀴의 힘은 중심인 축을 벗어나지 않는다. 축이 없으면 바퀴도 없다. 축이 바퀴의 道다.

셋, 시소의 정중앙. 시소는 움직이지만 정중앙은 움직이지 않는다. 시소는 오른편과 왼편으로 나뉘지만 정중앙에는 오른편도 없고 왼편도 없다. 시소는 이쪽 때문에 저쪽이 있고, 저쪽 때문에 이쪽이 있지만 정중앙에는 이쪽도 저쪽도 없다. 시소는 오른편이 올라가면 왼편이 내려가고 왼편이 올라가면 오른편이 내려가지만 정중앙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는다. 아무 쪽도 없고 아무 편도 들지 않는 정중앙이 양편을 품는다. 정중앙이 없으면 시소도 없다. 정중앙이 시소의 道다.

넷, 십자가의 교차점. 십자가는 가로와 세로가 엇갈리지만 둘이 만나는 교차점에는 가로도 없고 세로도 없고 엇갈림도 없다. 아무 것도 없는 한 점이 수평선과 수직선을 품는다. 교차점이 없으면 십자가도 없다. 교차점이 십자가의 道다.

나는 이 네 가지 이미지에서 道의 자리를 본다. 신비의 문을 여는 가장 아름다운 자리를 본다. 없으면서 있는 無의 자리, 텅 비었으면서 품는 空이 자리, 하지 않으면서 하는 무위의 자리, 편들지 않으면서 작용시키는 중용의 자리, 엇갈리지 않으면서 만나게 하는 중도의 자리를 본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태풍 안에 태풍이 없다! 역동 안에 역동이 없다! 양편 안에 양편이 없다! 엇갈림 안에 엇갈림이 없다! 하지만 없음이 있음을 품는다. 무위가 위를 거느린다. 진실은 항상 모순적이다. 역설적이다.

그래서 중용은 적당한 중간이 아니다. 산술적인 평균이 아니다. 중도는 기계적인 절충이 아니다. 인위적인 타협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을 통 크게 아우르는 제3의 길이다. 모든 대립을 단숨에 뛰어넘고 모든 갈등을 단방에 녹여버리는 마법이다. 제로가 전부이고 알파가 오메가인 神의 나라다. 그곳은 고요하다. 평화롭다. 뭐든 걸림 없이 통한다. 안 되는 게 없다. 이분법 너머 상대의 세계를 멸하는 절대의 세계! 아, 그곳이 그립구나! 태풍처럼 휩쓸리고 몰아치는 나, 바퀴처럼 이리 돌고 저리 구르는 나, 시소처럼 오르내리고 뒤뚱거리는 나, 십자가처럼 어긋나고 엇갈리는 나는 그곳이 정말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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