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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특수?… 레스토랑들 바가지 요금 '극성'

[소심한 경제] 성수기 메뉴 평소보다 50% 이상 비싸…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선택 필요해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건희 기자 |입력 : 2016.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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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특수?… 레스토랑들 바가지 요금 '극성'

크리스마스 특수?… 레스토랑들 바가지 요금 '극성'
#해마다 크리스마스때 친구들과 함께 외식을 즐겼던 회사원 A씨(34·여)는 올해엔 지인들과 조촐히 집에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 터무니없는 가격의 메뉴만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 괜한 돈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A씨가 간 식당에선 평소와 비슷하게 구성된 메뉴에 달랑 와인 한잔을 추가해놓고 원래 가격의 50%를 더 받는다. 가격은 비쌌지만 손님이 많아 제대로 된 서비스도 못받고 빨리 나가야 하는 압박때문에 음식도 여유있게 즐기지 못하기도 한다. 때문에 지난해 쓴 돈의 절반만 들여 친구들과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마다 터무니없는 '성수기 요금'에 소비자들의 부담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요자가 늘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차별화된 서비스나 메뉴없이 가격 횡포를 부리는 식당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리스마스는 요식업계의 대목 중 하나다. 호텔, 유명 레스토랑은 물론 번화가의 식당들은 너도나도 '크리스마스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 올해 크리스마스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레스토랑의 경우 크리스마스 특선 코스 2가지를 선보였다. 2인을 기준으로 30만원 선이다. 평소에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단품 메뉴는 이날 주문할 수 없다. 점심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간소한 뷔페도 행사기간인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당일, 새해 전날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행사기간 동안 선보이는 코스요리는 평소에 제공하는 코스와 큰 차이는 없다. 전체요리와 스테이크 구성은 동일하되, 와인 반병을 제공한다. 식시시간도 6시, 8시로 나눠져 식사시간은 1시간30분으로 제한됐다.

홍대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최근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한 프렌치 레스토랑도 사정이 비슷하다. 전채요리 3~4가지와 스테이크로 구성된 코스요리가 평소에는 각각 7만5000원, 12만원 수준이던 것에 비해 크리스마스 성수기에는 9만5000원, 18만원에 제공된다.

가장 가격변동이 심한 곳은 호텔 레스토랑이다. B호텔 뷔페 레스토랑은 평소 10만5000원을 받지만 해당 기간에는 15만5000원을 내야 입장할 수 있다. 약 50% 오른 것이다. 추가로 제공되는 메뉴는 없고 와인 한잔만 무료 제공한다. 다른 레스토랑들이 크리스마스 특별 구성 메뉴를 이미 공지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

여자친구와 첫 크리스마스를 보낼 계획인 회사원 박모씨(29)는 "여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여서 분위기 좋은 곳에서 외식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해 몇 군데 알아보고 가격에 너무 놀랐다"며 "기본 1인당 10만원이 넘는 메뉴 때문에 고민했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큰 마음먹고 식당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들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종업원 수도 더 늘려야 하고 재료 구입비도 더 들어간다고 항변한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인건비나 재료비 등이 많이 들어 가격에 추가 비용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휴가철 성수기에는 예약을 해놓고 오지 않는 '노쇼'가 많이 발생하는 등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손실에) 대비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특수를 이용해 단기적 이익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정 모씨(48)는 "크리스마스에는 손님이 많아 한정 메뉴 제공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평소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그만큼 늘어나는 비용은 충분히 보전할 수 있어서다"라고 지적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도 "항공권과 숙박료와 마찬가지로 성수기에 수요가 몰려 가격을 올려받는 것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 없이 가격만 높게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성수기 요금을 과하게 부르는 식당을 단속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꼼꼼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식당의 가격을 통제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은 없고 그렇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비자가 해당 식당의 평소 가격과 성수기 가격과 구성 메뉴를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크리스마스 시기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영업전략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과 함께 가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격 전략을 짜길 권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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