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4조..지금은 10조?' 넷마블게임즈 가치는

넷마블게임즈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기업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적정가치에 대한 논란이 적잖다. 넷마블게임즈의 가치가 10조원(시가총액 기준)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실적과 자산을 고려할 경우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등 상장주관사들은 내년 5월 상장 예정인 넷마블게임즈의 공모가 산정을 위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실적 결산 이후 기업가치 평가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관사 측 관계자는 "신주발행 규모나 밸류에이션 평가 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시장에서 최대 10조원의 시가총액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근 급속도로 실적 성장이 이어진데다 최근 출시한 '리니지2:레볼루션'의 흥행, '스톤에이지'와 '블레이드앤소울' 등 온라인게임 IP(지적재산권) 보유 등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넷마블게임즈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29억원, 영업이익은 225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96%, 153% 증가했다. 올해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게임즈가 내년 상반기 상장 일정을 잡은 이유도 최대 실적이 확실한 올해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동종업계의 밸류에이션과 넷마블게임즈의 실적과 자산가치를 고려할 경우 시가총액 10조원은 무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이 추정한 올해 넷마블게임즈 연결기준 순이익은 1940억원으로 시총 10조원을 가정할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은 51배를 넘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1조3073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시총 10조원을 가정하면 PBR(주가순자산비율)은 7.6배에 달한다.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의 PER은 21.8배, 올해 3분기말 자기자본 기준 PBR은 3.3배다. 넷마블게임즈가 시총 10조원이 되려면 엔씨소프트보다 2~3배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넷마블게임즈의 올해 예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800억원 수준으로 시총 10조원이 되려면 35배 이상의 멀티플을 적용해야 하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지난해 2월 엔씨소프트가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에는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했다. 당시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지분 스왑(맞교환)을 통해 서로의 지분을 교환했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9.8%를,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 지분 8.89%를 주고받았다. 당시 엔씨소프트 시총을 기준으로 한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가치를 약 4조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올해 함께 IPO 시장 대어로 거론된 두산밥캣이 고평가 논란에 부딪혀 한 차례 공모절차를 연기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대 5조원의 시총을 기대했던 두산밥캣의 현재 시가총액은 3조원대 중반 수준이다.

넷마블게임즈 상장 주관사측에선 이 같은 일각의 부정적인 평가를 뛰어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 성장성을 비롯한 미래 전략, 해외 시장 개척, 동종업계대비 우위 요소 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가총액 10조원은 무리한 밸류에이션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공모주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는 향후 상장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