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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 vs 무효'…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의 1년'

[이슈더이슈]'합의 이행' 충실한 한일 정부…'합의 무효' 외친 피해자 할머니들·시민사회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입력 : 2016.1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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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사진은 평화의 소녀상에 털모자와 목도리가 입혀져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오는 28일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사진은 평화의 소녀상에 털모자와 목도리가 입혀져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행 vs 무효'…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의 1년'
지난해 12월 28일 한국과 일본은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해결하자는 합의를 했다.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합의 결과를 무시하겠다"며 분노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합의 사항을 이행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는 줄곧 합의에 반발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이달 28일은 위안부 합의가 타결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합의의 주 내용으로 일본 측은 △책임 통감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하는 재단 설립 등을 표명했다. 한국 측은 △일본 정부 조치에 협력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적절한 해결 등을 언급했다. 양국 공통적으론 '합의사항을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을 선언했다.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28일 오후 '화해·치유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이동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을 맞고 괴로워하는 모습. /사진=뉴스1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28일 오후 '화해·치유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이동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을 맞고 괴로워하는 모습. /사진=뉴스1

◇"착실한 합의 이행"… 일본 출연금으로 재단 설립하고 일부 피해자에게 출연금 지급까지 한 한국정부

한국정부는 합의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통해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란 의지를 확인했다. 사흘 뒤 청와대는 "양국이 함께 미래로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재차 밝혔다.

반년이 지난 5월 31일 한국정부는 재단설립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7월 28일 '화해·치유재단'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재단 출범 후 일본에게 출연금을 받고 피해자 일부에게 현금이 지급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개월이었다. 지난 9월 1일 일본 정부는 합의에 따른 10억엔(당시 약 108억원)을 한국에 송금했다.

이에 화해·치유재단은 정부가 인정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지원액을 결정했다. 생존 피해자에게는 총 1억원, 사망 피해자에게는 총 2000만원 규모의 현금이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지급 결정 당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와 나눔의 집 등 피해자 지원시설에 머물고 있는 10여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은 '수령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11월 16일 "지난해 합의 당시 46명이던 국내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 중 23명에게 출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23일에는 "지난달 출연금을 지급한 분들을 포함해 총 34명의 할머니들이 수령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정부는 '합의 이행' 태도를 줄곧 유지했다. 지난 10월 발간한 외교백서에는 "(지난해 타결된 합의가) 피해자들의 요구와 바람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달 15일에도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합의 이행 입장을 재확인했고 18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위안부 합의에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월7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월7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제성 부정"…합의 후 역사 바꾸려는 일본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 아베 신조 총리는 "그 뒤의 세대에게 사죄하는 숙명을 지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일본정부가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17일 일본정부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회의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은 부인한 채 "사실관계를 이야기한 것뿐"이란 일방적 입장만을 밝혔다.

역사교과서의 서술 변화도 있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검정 통과된 교과서 일부에는 '위안 시설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모집됐다' 등의 강제성을 제외한 문장이 담겼다.

약속한 출연금 10억엔을 송금한 이후 일본정부의 태도는 더욱 과감해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7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데 이어 10월 7일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 편지를 하라는 요청이 일자 "털끝만큼도 생각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지난 11월16일 열린 '제125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한 피해자 할머니들과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스1
지난 11월16일 열린 '제125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한 피해자 할머니들과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스1

◇"잊지 않는다"…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시민사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거세게 반발해왔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이하 수요시위)와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법적 배상을 통한 명예 회복'을 요구했다. 아흔 안팎의 고령인 할머니들의 요청에는 늘 "끝까지 싸우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녀상 지킴이'로 나선 대학생들이 기록하는 일정 화이트보드. /사진=이건희 기자
'소녀상 지킴이'로 나선 대학생들이 기록하는 일정 화이트보드. /사진=이건희 기자
대학생들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합의 무효'를 외치며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노숙하며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를 자처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21일을 기준으로 358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전 세계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2016년에만 20여개 이상의 소녀상이 전국에 건립됐고 최근 호주 시드니와 중국 상하이에도 세워졌다.

지난 2월에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이 개봉했다. 귀향은 7만5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보탠 제작비로 14년 만에 완성된 영화였다. 이에 358만여명의 시민들이 관람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선 정대협이 주최하는 수요시위가 진행된다. 위안부 합의로 인해 24년 넘게 매주 진행된 수요시위에는 "적절한 사죄와 배상없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즉각 폐기하라"는 구호가 생겨났다. 지난 21일 300여명이 자리한 제1262차 수요시위에서도 참여자들은 여전히 같은 구호를 외쳤다.

수요시위 도중 발언하고 있는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사진=뉴시스
수요시위 도중 발언하고 있는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사진=뉴시스
특히 이날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이달 28일 열릴 수요시위가 한일 위안부 합의 만 1년이 되는 날이자 올해 마지막 시위라는 사실을 알렸다.

윤 대표는 "매년 마지막 수요시위 때마다 그 해에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올해는 돌아가신 일곱 분의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꽃 한 송이씩 들고 오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이어 "설령 할머니들이 말할 수 없고 기억을 못하셔도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다음 시위 때 위안부 합의 무효선언을 하자"고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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