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버스요금 2년마다 올리려는데…지난해도 '무산'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교통적자'에 시달리는 서울시가 2년마다 대중교통 요금을 조정해 적자를 해소하려던 방안이 지난해도 결국 무산됐다. 사실상 2년마다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인상할 수 있는 조례안을 2년 가까이 추진해왔지만 반발여론 때문에 앞으로도 서울시의회 문턱을 넘긴 어려울 전망이다.


1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5년 2월 12일 처음 입법예고했던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조례 개정조례안'은 이번 서울시의회 제271회 정례회에서도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해당 조례안을 심사하는 시의회 교통위원회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에 대한 시민 반발 등을 감안해 계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례안은 서울시가 '만성 교통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2014년 기준 서울시의 지하철 적자는 4200억원, 시내버스 적자는 2500억원에 달한다. 고령화에 따른 무임수송 부담 증가 등으로 서울시의 교통적자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서울시는 재정적자가 한계치에 다다를 때면 결국 요금을 인상해왔다. 지하철의 경우만 봐도 기본요금은 2000년 500원에서 2007년 800원에 이어 2015년6월 1250원으로, 15년간 750원 오르며 두 배 이상 뛰었다. 서울시는 요금인상 계획 등을 부인하다 1~5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올려 시민 반발을 샀다.

이에 서울시는 정기적으로 지하철·버스요금을 조정해 적자를 해결할 수 있도록 2015년 2월 조례안을 발의했다. 서울시장이 2년마다 원가수준과 적자규모, 수도권 지역 대중교통 요금과의 형평성,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요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도 조례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2년이 다되도록 표류 중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2015년 6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감행한 바 있지만 적자부담이 여전히 크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2년 뒤엔 대중교통 요금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

요금을 올릴 때마다 저항에 부딪치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결국 정기적인 요금 조정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2014년 서울연구원의 '대중교통요금 조정체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도시철도 요금은 전기요금과 연동돼 있고, 영국 런던의 대중교통요금의 경우도 소비자 물가를 반영해 조정한다. 또 도쿄, 뉴욕, 런던 등 대도시에서는 혼잡시간과 비혼잡시간 여부에 따라 차등요금제를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