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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 증명하는 ‘라라랜드’의 힘

'라라랜드' OST가 주는 3가지 차별점…시청각의 조화, '애이불비'의 태도, 7개음 단조의 테마

His Movie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6.12.27 05:50|조회 : 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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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 증명하는 ‘라라랜드’의 힘
영화가 아닌 음악으로만 들었을 땐 롯데월드 회전목마나 에버랜드 파도 풀에서 듣던 흥겨운 뮤지컬 분위기의 배경음악과 다르지 않았다. 전형적인 4분의 4박자 리듬도 그렇고 안정감 있는 창법도 그랬다. 무엇보다 마디마다 반음을 섞어 넣어 청취의 지루함을 없앤 건 이런 식의 음악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그런데 ‘라라랜드’ OST 수록곡은 이런 음악과 다른 3가지 확연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음악의 위대함과 깊은 감성의 전이성이 고스란히 증명된다.

첫째는 평범한 선율과 화려한 빛깔의 오묘한 조화다. 라라랜드의 전반적인 선율은 단순하다. 게다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적 주제가 ‘재즈’임에도 불구하고, OST를 지배하는 곡들은 ‘팝’적이다. 선율은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박힐 만큼 대중적이고, 이를 풀어내는 감성은 장조보다 단조에 기댄다. 노래 속에 슬픔이 있지만, 슬픔을 감싸는 리듬은 전반적으로 경쾌해 마치 슬픔 속에 기쁨을 찾아내는 ‘게임’ 같다.

‘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 증명하는 ‘라라랜드’의 힘
슬픔인지 기쁨인지 모를 야릇한 선율을 지탱하는 시각적 배경은 너무 화려하다. 무지갯빛 총천연색이 환상의 세계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간간이 들려오는 묵직한 우수의 선율조차 행복감에 젖게 만드는 착시를 안겨준다. 슬픈 행복감? 만약 당신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면 아마 이런 역설의 기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회전목마 배경음악으로 끝날 뻔한 노래가 화려한 색감을 입고 다시 태어난 셈이다.

둘째, 선율은 동양적 우수를 베어 물었지만 감상의 태도는 여전히 애매하다는 것이다. 단조로 구성된 곡들은 예외 없이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주제곡처럼 잿빛으로 흥건히 물들었지만, 우리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있는 듯하다. 너무 슬픈 곡조인데도 슬픔을 토해내지 못하는 ‘애이불비’ 같은 정서가 춤과 스토리를 타고 스며든다. 이 애매한 절제의 슬픔은 영화가 관객을 흡입하는 또 하나의 유인책으로 작용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OST의 가장 큰 힘은 ‘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다. 이 음은 미아와 세바스찬의 슬픈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주제곡의 첫 마디에서 쓰이는데, 시작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다.

‘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 증명하는 ‘라라랜드’의 힘
이 첫 음은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을 묘사하는데 자주 등장한다. 미아가 세바스찬을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가는 장면이나, 미아가 남자 친구를 따라간 저녁 식사자리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식사 도중 뛰쳐나가는 장면, 세바스찬이 고통과 충격을 가슴에 삭이며 절절히 연주하는 장면에선 어김없이 이 첫 음들이 쓰였다.

가난한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진하게 엮이는 장면에선 ‘솔시b레솔솔파레’라는 7개 음이 역시 사용됐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위로의 듀엣은 아름답지만 슬프다.

이 영화를 지배하는 색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힘들다. 잿빛일 수도 파스텔 톤일 수도 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이 영화를 또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200만 관객 중에 두 번 이상 본 관객이 모르긴 몰라도 상당할 것 같다. 자꾸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그 명확하고도 불확실한 선율이 심장과 머리를 죄어오기 때문이다.

‘도#파#솔#라솔#파#레’ 7개 음의 반복이 증명하는 ‘라라랜드’의 힘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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