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공격 투자로 기업가치 혁신 나선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넥슬렌 공장 전경(넥슬렌은 사우디 SABIC과 SK종합화학의 합작 사업)/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규 채용 인력도 늘리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지난해 말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열린 경영진 회의에서 올해 투자규모를 최대 3조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태원 SK회장이 각 계열사에게 주문한 사업 실행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회의에서 "2017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면서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혁신을 이뤄 경제 살리기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및 '인수합병'(M&A) 강화 등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화학 및 석유개발사업 분야에서 국내∙외 M&A와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고,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분리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 4호기 증설 및 충북 증평공장에 배터리 분리막 설비 10~11호 2개 라인 확장 투자를 결정했지만, 올해 추가로 배터리 5~6호기 2개 라인 증설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투자 방향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사업구조 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실렸다고 설명했다. 수익성과 전략 적합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도 했다.

중한석화 전경(중한석화는 SK와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SINOPEC이 중국 우한 현지에 설립한 한-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최근 책임조직의 글로벌 전진 배치, M&A와 신규 사업확장에 대비한 유연한 조직체계 운영 등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글로벌 파트너링' 등 글로벌 사업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본부를 중국에 신설했다.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세운 중한석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넥슬렌 합작사업 등과 같은 성공 모델을 추가로 발굴하기 위해서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부터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직원을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게 했는데,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 본부도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시키고 사업대표 등 주요 인력을 전진 배치한다.

이는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밝힌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최 회장은 당시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선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뿐 아니라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한다"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신규 인력 채용도 확대한다. 향후 5년간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 등을 합쳐 모두 12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100명 이상, 신사업 확대 등을 위해 경력사원 및 기술직 신입사원도 120명 이상을 채용한다. 자동화 설비 기반의 대규모 장치산업인 정유∙화학 기업들의 기존 채용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투자 계획 등은 수익∙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의 기업가치 혁신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