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넘게 교통 통제"… 황교안 '황제 의전' 또 논란

황교안 국무총리./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과잉 의전' 논란으로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지난 3일 황 권한대행이 이동하는 길의 신호 통제를 7분 넘게 하면서 일대 차량 통행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국무총리실은 통상 2분 정도만 신호를 통제한다며 반박했지만 신호 통제를 담당한 관할 경찰서는 7분 통제를 인정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5일 기자들을 만나 "통상적인 교통 통제였는데 그 지역이 정체가 심한 곳이었고 시민들이 차량 운전 중에 느끼기에 (신호통제가) 길었던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인 (교통) 흐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관할인 구로경찰서 쪽에서 조작상 실수가 있었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해명했다. 통상적인 교통 통제였지만 담당 경찰관이 신호를 오래 잡고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KTX오송역 버스정류장에 불법 주차된 황교안 권한대행의 에쿠스 관용차. /사진=뉴스1

황 권한대행의 과잉 의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관용차를 타고 KTX 서울역 플랫폼까지 들어가거나 오송역에선 버스 대기 장소에 들어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을 당시엔 엘리베이터를 제한해 고령의 시민들도 계단을 이용해야 했고 민생현장 점검차 방문한 동작구의 임대아파트에선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빼라고 하기도 했다.

이때마다 황 권한대행 측은 "과잉 의전이 아닌 경호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경호 대상이 탄 차가 길에 서 있거나 외부에 노출되면 경호 사각지대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경호가 유독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전과 관련해 법적으로 규정된 기준은 없지만 황 권한대행의 일부 의전은 상식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내 주요 인사의 의전 예우 기준 등 가이드 라인이 있지만 대개 행사장 내 좌석배치나 호칭 등을 정리한 수준이고 그 외 의전은 보통 '관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이전에는 황 권한대행처럼 KTX 플랫폼에 차량이 진입하는 등의 의전은 없었다는 게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총리업무 중에도 대통령 수준의 의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은 더해졌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권한대행의 의전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대통령을 대신한 공식업무 수행 중엔 대통령에 준한 의전을 받는 게 맞다"며 "하지만 총리 자격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땐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게 과하다"고 지적했다.

황 권한대행 이전에도 과잉 의전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있다. 2010년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은 고향인 경북 성주를 방문하는 길에 정체 도로의 교통신호를 조작하고 경찰들을 동원해 길을 터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에는 자치단체장의 배우자들이 지자체 예산으로 해외 출장에 동행하거나 관용차·개인 비서 등을 두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당 행위가 계속되자 행정자치부는 단체장 배우자들의 준수사항 등을 담은 지침서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