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지상파 중간광고 검토… 또 지상파 편들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2017년 업무계획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중간광고 도입 및 간접광고 규제 완화를 올해 정책 목표로 세웠다. 또 KBS 수신료 인상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권 교체기를 앞둔 상황에서 지상파방송(이하 지상파) 퍼주기식 정책들이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고총량제’ 이어 ‘중간광고’ 검토=방통위는 6일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중간광고를 포함한 광고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간광고는 미디어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중간광고 허용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반면 유료방송사·신문사들은 광고집행이 한 곳에 쏠려 지상파를 제외한 미디어들이 고사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간광고 도입 검토가 정부 업무계획에 공식화되긴 이번이 처음. 그간 중립 입장을 견지해온 방통위가 제도 허용쪽으로 무게 추를 옮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하루 전 열린 출입기자 사전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중립적인 입장”이라면서도 “전체 광고시장과 각 매체별 효과 등을 고려해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가상·간접광고 및 협찬고지 규제 완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역시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지상파들이 프로그램에 따라 광고분량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광고총량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인기 프로그램에 더 많은 광고를 붙일 수 있어 광고수익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거에도 방통위는 심야방송 허용 및 광고규제 품목 완화 정책 등 지속적으로 지상파방송 규제 완화책을 추진해왔다.

◇수신료 조정기구 설치 검토…2월 UHD 방송 ‘불투명’=한동안 잠잠했던 ‘수신료 인상’ 논의에도 군불을 지피겠다는 의지다. 방통위는 수신료 산정 및 검증의 투명성·객관성 강화를 명분으로 수신료 조정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에선 조정기구 설치 검토 가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월호·최순실 게이트 관련 KBS를 비롯한 지상파방송사들의 공적 역할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적잖은 반발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방통위가 주요 업무 계획으로 제시한 수도권 초고화질(UHD) 본 방송 2월 개시 여부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 방송사들이 UHD 방송시기를 연기해달라고 방통위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지상파의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놓은 기간이 무의미할 정도로 미루는 것도 맞지 않다”고도 했다.지상파들의 요구를 수용해 일정 기한 늦출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는 세계 최초로 2월 내 수도권 UHD방송을 하겠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사업 계획을 조건으로 사업을 허가했던 방통위가 스스로 이를 백지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2년 전 UHD방송을 위해 황금주파수인 700MHz 대역 무상제공 등 특혜를 받았다”며 “이제 와서 약속한 UHD방송 시기를 미루겠다는 요청을 방통위가 수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