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혹' 박선숙·김수민 '무죄'… 檢 "끼워맞추기 판결"

박선숙(왼쪽),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지난해 4·13 총선 중 홍보업체에서 뒷돈(리베이트)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선숙(57·여), 김수민(30·여) 국민의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법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두 의원에게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광고·홍보전문가들로 구성된 선거홍보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 후 인쇄업체 비컴과 TV광고 대행업체 세미콜론으로부터 2억1620만원을 리베이트 받아 TF팀에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비컴, 세미콜론의 국민의당 선거 홍보 대행은 정당한 용역업무 성격이 강하다"며 "리베이트임을 전제로 한 혐의 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이 공소사실로 기재한 선거홍보 TF팀은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으로, 일정한 홍보전략을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로써 나머지 두 의원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들여다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두 의원이 선거 이후 리베이트로 받은 돈을 실제 사용한 선거비용인양 꾸며 선거관리위원회에 3억여원을 허위 청구하고 그 결과 1억620만원을 보전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이를 은폐하고자 허위계약서를 작성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진술과 정황을 종합하면 매체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성공보수 1억원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체 대행 구조상 계약 상대방이 누구이든 국민의당이 지급할 광고비도 같다. 리베이팅을 전제로 가정한 허위 용역계약이나 허위증빙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스1

검찰은 법원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선관위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자백, 허위 계약서,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등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인적·물적 증거들이 수없이 많은 사건"이라며 "법원이 이 같은 증거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단순히 믿기 어렵다고 배척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무죄 선고라는 결론에 끼워 맞추기식으로 판단한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결심공판에서 "공당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영세업체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조달하고 그 돈을 국고로 보전받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방법으로 범행을 은폐하려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박 의원과 김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6개월을 구형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두 의원은 법원 결정을 반기면서 안도감을 나타냈다.

재판이 끝난 후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재판에 성실히 임했는데 진실을 밝혀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당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된 데 감사하고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린 데 감사드리고 선고 결과는 제 입장에서 당연한 결과"라며 "걱정해주신 많은 당원과 국민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