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지켰던 SK 자원개발...올해 기지개 켠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최동수 SK이노베이션 E&P사업 대표.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수년째 침묵을 지켰던 SK이노베이션 (110,000원 ▲1,600 +1.48%)의 자원개발 사업이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낼 전망이다.

1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석유 자원 개발을 맡고 있는 E&P(Exploration & Production)사업 본사와 전략, 기획 팀 등 핵심인력은 올해 들어 모두 미국 휴스턴으로 이동했다. 올해부터 E&P 사업 대표를 맡게 된 최동수 대표도 부임하자마자 미국으로 향했다.

올해를 셰일가스 유전 M&A(인수합병)의 적기로 보고 선제적으로 핵심인력을 이동 배치한 것.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체제가 오는 20일부터 본격화되면서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로 인해 인수할만한 매물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동수 신임대표도 자원개발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대표는 1986년 유공에 입사해 1987년 석유개발부, 2001년 SK 석유개발기술그룹리더, 2008년 SK에너지 휴스턴지사장 등을 맡으며 E&P 사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M&A 기회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핵심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미국 내 셰일가스 생산 광구 두 곳의 지분을 인수했으나 이후 신규 인수가 전무했다. 저유가가 계속되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P 사업은 2009년 16개국 33개 광구로 확장했다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9개국 12개 광구로 줄었다.

1일 지분 원유 생산량도 최근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2005년 1일 2만4000배럴이었던 지분 원유 생산량은 2010년 5만9000배럴로 5년새 2배이상 늘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1일 지분원유 생산량은 5만9000배럴로 변화가 없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총 3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대부분은 전기차배터리, E&P사업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과 무역마찰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미국과 셰일가스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E&P 사업에 긍정적이다. 기업들에게 셰일가스 도입을 장려하면서 각종 혜택이 주어질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트럼프 체제 출범, 우리나라 정부의 셰일가스 협력 관심 등 외부 상황이 석유자원개발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