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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을 지키려면 목표를 소심하게 바꿔라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7.01.14 07:35|조회 : 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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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지난해 중학교 3학년 기말시험이 끝나고 11월28일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밝혔다. 11월28일은 학원에서 중3 대상으로 예비 고등학생 준비반이 개강하는 날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땐 성적표에 양(D)와 미(C)가 너무 많아 세어 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아들은 공부에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니 11월28일 학원 개강에 맞춰 그냥도 아니고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이게 웬일? 살다 보니 아들이 철 드는 날도 오는구나’ 싶어 마음이 하늘을 둥둥 날아다녔다.

11월27일까지 미친 듯이 놀던 아들은 11월28일이 되자 그냥 평소처럼 놀았다. 안 다니던 학원만 일주일에 3번 갈 뿐 학원에 가지 않는 시간엔 누워서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PC방을 가거나 친구들과 만나느라 학원 숙제도 하지 않았다. 공부 안 하던 아들이 하루 아침에 공부하는 아들로 바뀌길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새해 들어 2주일이 지났다. 새해 계획이 흐지부지될만한 시기다. 새해가 되면 새 사람이 될 것 같았던 기분도 사라지고 전년과 비슷한 또 한 해의 시간일 뿐이라는 실감이 든다. 왜 사람은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그 결심에 따라 새 사람이 되기가 힘든 것일까. 왜 지난 날을 후회하면서도 그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일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두뇌는 큰 변화에 저항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급격한 변화를 거부하며 금세 이전 습관으로 돌아간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다 해도 급격한 변화를 하루 아침에 체화하기는 극히 힘들다.

나쁜 습관을 벗어던지고 좋은 습관을 가진 새 사람이 되려면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시간이 흐르면서 큰 변화가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크고 과감하고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작고 소심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런 점에서 “11월28일부터 진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아들의 목표는 잘못 됐다. ‘11월28일부터 학원에 가기 전 1시간 동안 학원 숙제를 하겠다는’ 목표가 좀더 현실적이었다. 이 목표를 3~4개월 동안 잘 지키면 그 다음에 공부 횟수와 시간을 서서히 늘려 나갔어야 했다.

2년 전 건강검진에서 술을 자제해야 한다는 권고를 들었다. 사람 만나는 일이 많은데 하루 아침에 술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또 자제해야지 생각해도 막상 술자리 분위기에 휩쓸리면 자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2년 전부터 일주일에 서너번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됐는데 술을 마시는 습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습관을 바꾸기 위해선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첫째, 자신이 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알아야 한다. 술을 왜 마시는지, 담배를 왜 피는지, 왜 짜증이 늘었는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어떤 상황이 닥치면, 혹은 어떤 목적을 위해선 꼭 그 행동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그 행동을 대체할만한 대안을 찾는다. 밥을 먹고 나면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면 식사 후 담배가 생각나는 이유가 뭔지 살펴보고 담배를 대체할만한 효용을 가진 다른 방안, 커피나 사탕, 껌 등을 시도해본다. 사교를 위해 술을 마신다면 사교의 방법이 꼭 술뿐인지,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면 술을 덜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살펴본다.

셋째, 없애고자 하는 습관은 서서히 줄여나가고 키우고자 하는 습관은 서서히 늘려나간다. 거의 매일 저녁에 술자리가 있다면 일주일에 3번, 2번으로 서서히 줄이고 저녁 약속 줄이는게 어렵다면 밤 10시 등으로 저녁 자리를 끝내는 시간을 정한다. 밤 11시30분까진 반드시 귀가한다는 식으로 ‘신데렐라 시간’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목표라면 일주일에 한번 5분부터 시작해 버릇이 되면 시간을 늘리거나 횟수를 늘려나간다. 다만 영어공부처럼 무엇인가를 배우는 일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일정한 시간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최적의 시간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일기를 아침 출근할 때 지하철 안에서 쓰는데 매일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라 습관화하기 좋아서다. 그러다 보니 출근하지 않는 토·일요일에는 일기를 쓰지 않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하다. 중요한 것은 매일 어떤 시간엔 어떤 행동을 하는 식으로 틀(routine)을 만들어 두면 습관화하기 쉽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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