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남은 M&A는…법원 "파산선고 언제든 가능"

한진해운 (12원 ▼26 -68.4%)이 오는 3월 31일 관계인집회 개최를 앞둔 가운데, 법원의 파산 선고는 그 이전 언제라도 내려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진해운을 법정관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 측은 관계인집회 소집 날짜와 상관없이 파산 선고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파산 판정 사유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한진해운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1조7980억원)가 존속가치(산정 불가)보다 높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아직 새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한진해운의 남은 인수·합병(M&A) 대상 자산은 아시아 지역 터미널 자회사인 '한진퍼시픽(HPC)' 정도다. HPC는 한진해운이 60%, 투자자문사 맥쿼리가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법원은 이 60% 지분에 대해 주식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신항 제3부두는 ㈜한진이 지분의 '50%+1주'를 갖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국내 재무적 투자자, 현대상선 (14,550원 ▼930 -6.01%) 등과 공동으로 제3부두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타진 중이다.


법정관리 개시(지난해 9월 1일) 이후 법원과 한진해운은 이렇다 할 회생 절차를 밟지 않았다. 유럽법인 정리, 미주·아시아노선 영업망 매각,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 등 청산 절차만 진행했는데, 이는 해운업 특성과 관계가 깊다. 선사는 법정관리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얼라이언스(해운동맹)에서 퇴출되며 그동안 용선료 등을 못받은 채권자들이 선박을 압류,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한때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은 해운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커졌다. 한진그룹이 1조2000억원 가량 유동성을 지원했으나, 그룹 차원에서도 지난해 자율협약 이후 더 이상 유동성을 지원하지 않았다. 채권단 역시 한진그룹 측의 자구안 노력 미달을 이유로 신규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법정관리로 가게 됐다.

한진해운 주요 M&A인 '미주·아시아노선 영업망'과 ' 미국 자회사 TTI(롱비치터미널) 지분 54%'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미주·아시아노선 영업망은 오는 3월 출범하는 SM(삼라마이더스)그룹의 신설법인인 SM상선이 이어받는다. SM 측이 7개 해외법인 중 6개를 인수하지 않기로 하면서 인수가는 당초 370억원에서 275억4600만원으로 줄었으며, SM상선은 잔금을 지난 5일 모두 납부했다. SM상선은 광양·경인터미널도 인수할 예정이다.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는 스위스 MSC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20일 한진해운과 MSC 자회사 TIL 사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매계약을 허가했다. 현재는 미국 법원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현대상선은 MSC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롱비치터미널 소수지분을 받기로 했다. 또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 인수 최종 계약을 이르면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청산을 앞둔 한진해운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한진해운은 한국거래소가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청산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 차익을 노린 매수세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거래는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유사하다"며 "최근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서 일부 세력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