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대생 성폭행'… 하루 10만원 택시투어 '주의보'

한국인 여행객을 성폭행한 시도로 체포된 대만 택시 운전자 찬씨(41). 사진은 현지 언론에 보도된 찬씨 모습. / 사진=뉴스1

대만(타이완) 택시기사에게 한국 여성 관광객들이 성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택시투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 동남아시아 관광지에서 흔히 접할 수 있지만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만 택시기사 한국 여대행 성폭행… 누리꾼 '불안감'
16일(한국시간) 대만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한국인 여대생 2명은 지난 12일 오후 6시 20분쯤 택시기사 찬(詹)모씨(41)가 건넨 신경안정제를 투여한 요구르트 음료를 먹고 정신을 잃은 뒤 성폭행 당했다.


피의자는 주사기를 이용해 음료에 신경안정제를 투여했고 여성들이 의식을 잃자 택시 안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수사당국은 CCTV(폐쇄회로TV) 등을 통해 찬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구속했다.

택시에는 주사기 등이 비치 돼 있어 상습적으로 범행 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찬씨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대 17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 뒤 의식을 찾은 피해자는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부에 신고 전화를 했고 귀국 후 온라인 사이트 등에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가 신고전화를 불친절하게 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만 택시 투어 예약사이트 '제리 택시 그룹 잭'에서 일일 운전수로 고용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대만 정부에 정식등록하지 않고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누리꾼(피**)은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한국인 관광객이 범행 대상이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sky**)도 "외국에서 택시기사가 주는 음료는 안 먹어야 한다"며 "대만으로 여행가지 말아야겠다"고 덧붙였다.

/삽화 = 임종철 디자이너

◇하루 10만원이면 'OK'… "택시업체 꼼꼼히 따져야"
대만 택시투어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힘든 거리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안전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었다. 여행업계는 대만 당국의 관리가 허술할 뿐 아니라 관광객 등을 노린 불법업체도 많다고 설명했다.

대만에선 하루 12만~13만원 안팎의 금액으로 최대 4명이 원하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 시간 단위로도 운행하고 우리나라 개인택시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돼 금액을 협상할 수도 있다. 불법업체 등은 다소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H여행업체 관계자는 "대만은 차로 1~2시간 가량 걸리는 관광지가 많아 택시투어가 코스로 자리잡았다"며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누구나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검증하거나 업체를 검증하거나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택시투어는 저렴한 금액으로 편하게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을 여행할 수 있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용금액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나 4인 기준으로 대부분 10만원가량이라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택시투어는 대만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동남아 대다수 관광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베트남·태국·필리핀 등 주요 관광지에선 택시투어와 연계한 관광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여러 국가에서 택시업체나 운전기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지만 이를 예방한 뾰족한 대안은 없다는 점이다. 검증 절차가 없고 범죄경력과 관계없이 일할 수있지만 현지에서 직업선택을 막을 법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택시기사 범죄와 자격 논란은 뜨거운 감자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택시투어는 대다수 유명 관광지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자유여행객들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다"며 "되도록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거나 일행과 꼭 동행하고 제공되는 음식을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택시업체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등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