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낸드 투자 본격화"…반도체 소재주 랠리 시작되나

반도체업계가 활황기를 맞으면서 장비주에 이어 소재주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3D낸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3~4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핵심 장비주보다는 소재주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F3(삼불화질소) 생산업체인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는 지난해 2월 중순에는 주당 9만3500원 수준이던 주가가 11개월여만에 17일 종가인 17만9900원과 비교해 92.4% 가까이 올랐다. 최근 3주간 주가 흐름은 17만7000원~18만7000원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세정·증착·식각 등 공정에 활용되는 산업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인 원익머트리얼즈 (34,950원 ▲1,050 +3.10%)는 지난 8월 최근 1년 내 최고가인 7만5000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17일 종가는 전일과 변동없는 6만20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식각액, 박리액 등 반도체용 공정 소재를 생산하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 (27,550원 ▲1,400 +5.35%)는 같은 날 주당 2만1250원으로 장을 마감, 지난해 2월 중순에 기록한 주당 1만4200원 대비 49.6% 올랐지만 PER(주가수익률)이 9.95배로 동일업종 PER(18.87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업체들이 3D낸드에서 중요시되는 증착과 식각 공정에 필요한 장비와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최소 2년 동안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의 중장기 안정성을 감안하면 (장비보단) 소재 업체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향후 국내 소재업체들의 공급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13일 중국 우한·청두·난징 등 3개 지역에 총 미화 700억달러(한화 약 82조4000억원)를 투자해 집적회로(IC) 및 3D낸드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이 우한에 건설 중인 3D낸드 라인은 내년 1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규모가 미화 약 2300억 달러(한화 약 270조원)에 달하면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조위안(약 180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업체이지만 반도체 소재·장비 부문은 중국 반도체산업 공급망에서 아직 취약한 부분으로 국내업체들이 매우 큰 성장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