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朴 탄핵심판 6회 변론…'사라진 고영태' 출석할까

고영태 전 더 블루K 이사가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여섯 번째 변론기일에서 헌법재판소는 고영태 전 더블루K이사를 오후 4시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잠적 중인 고 전 이사가 헌재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헌재는 지난 13일 "고 전 이사의 증인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못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 전 이사의 소재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고 전 이사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SNS를 통해 고 전 이사로부터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가 출석할 경우, 전날 다섯 번째 변론기일에서 있었던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증언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는 본인은 미르·K스포츠재단 운영에 거의 관여한 바 없으며, 모두 고 전 이사와 차은택씨(48·구속기소)가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자신이 국정을 농단했다고 한 고 전 이사의 증언은 전부 사실이 아니며, 고 전 이사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등과 짜고 자신을 모함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최씨는 "고 전 이사가 2014년도부터 '게이트를 만들겠다'고 협박했다"며 "고영태의 증언 자체는 완전 조작"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에서도 보니까 저한테 다 뒤집어 씌웠다"며 "터무니 없는 일이 독일에 있는데 터져서 대한민국이든 어디든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너무 억울해서…"라고 말한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고 전 이사가 헌재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전 이사에게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은 만큼 출석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이 경우 헌재는 일정을 다시 조정하거나 고 전 이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헌재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오전 10시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유 전 장관은 김종덕 전 장관(60·구속)의 전임자로 박 대통령의 '문체부 찍어내기 인사' 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관돼 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나를 불러 노태강 전 국장과 진재수 전 과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뒤 경질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정유라씨(21)가 2013년 4월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체육계 감사가 시작됐고,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승마협회 감사를 맡았다. 이후 두 사람이 만족스럽지 않은 감사 결과를 내자 박 대통령이 이들을 찍어냈다는 것이다.

또 유 전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생산됐으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를 두고 김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는 본 적도 없다고 변명하자 "개가 웃는다"며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유 전 장관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그는 오는 18일 이후 기일이 잡히면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헌재에 밝혀 실제 증인신문이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

이외에 헌재는 오후 4시 고 전 이사와 함께 류상영 더블루K 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류 부장은 최씨의 지시로 미르·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를 통합 관리할 법인 '인투리스'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헌재는 류 부장에게도 출석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해 경찰에 소재파악을 요청해 둔 상태다.

이날 오후 2시에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던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헌재에 나올 수 없다며 불출석사유서를 전달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19일 이후로 기일을 잡아주면 헌재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