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중개로 돈 못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 40% 깨져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주식 거래 부진과 수수료 수익 감소로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30%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과거 전체 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떨어져 증권업계의 험난한 경영환경을 보여준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집계됐다. 2015년 38.4%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주식 매매가 활발하던 2002년(72%), 2007년(62%)과 비교하면 각각 34.7%, 24.7%포인트나 떨어져 브로커리지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1800~2100)에 갇혀 거래대금이 줄었고, 온라인 주식 거래 급성장에 따른 수수료 감소까지 겹쳐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스피시장의 주문매체별 주식거래량 비중을 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 31.7%), 컴퓨터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48%) 등 온라인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영업점 단말기(13.8%), 유선단말기(ARS, 0.4%)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M&A(인수·합병) 자문과 주식, 채권 인수 주선 등 IB(투자은행) 수수료, 자기자본(PI)투자, 그리고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 비중은 급증하고 있다.

2002년 7% 수준에 불과했던 자기매매 수익 비중은 지난해(1~3분기) 39.9% 까지 치솟아 브로커리지 비중을 앞질렀고 IB 수수료 및 자산관리 수수룔 비중도 각각 11.8%, 8.6%로 뛰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전통적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수익성이 높은 자기자본투자를 비롯해 IB, 자산관리 수익 비중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