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역할론 강조한 시진핑, '집안 단속'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가운데 정작 올해 중국 경제 내부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IMF는 미국과 세계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성장세를 보일 수 있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5%에서 내년 6.0%로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유 개방’과 ‘공동 이익’이라는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지만 정작 중국 경제에 산적한내부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된다.

17일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017년과 2018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3.1%, 3.4%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은 6.5%에서 6.0%로 되레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성장률이 2.3%에서 2.5%로 높아지는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IMF는 “(중국 경제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대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유기업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장기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어 “중국 정부가 재정 및 대출 확대 정책을 계속한다면 기업 부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이는 경제 급락과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가 올해 중대한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른다. UBS증권 왕타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의 5대 변수로 ▲트럼프 취임 이후 미·중 무역전쟁 ▲아시아의 지역적 정치 리스크 ▲국가별로 제각각인 통화팽창 및 통화긴축 화폐정책 ▲신용시장의 무질서한 레버리지 축소 ▲부동산시장의 심각한 조정 가능성을 꼽았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저금리 기조가 올해는 ‘상승’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외부 국가 금리인상이 계속될 수 있는데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과 레버리지 축소 추세가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자본이 중국에서 급격히 빠져나가며 자금 유동성이 압박받을 수 있는 것도 금리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신용시장 문제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린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이전처럼 금리인하 카드를 쉽게 빼들기 힘들어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도 복병이다. 이전 수년간 부동산 착공물량은 매년 10~20% 증가했지만 올해는 이런 증가세를 기대하기 힘들다. 경제 성장동력이 그만큼 위축되는 셈이다. 자칫 부동산 가격 거품론까지 불거지면 중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올해 그림자금융의 리스크도 위협적이라는 진단이다. 그림자금융은 특히 제도권 금융과 달리 문제 원인을 찾기어려워 한번 불거지면 일련의 자금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수출 부진이 어느 해보다 뚜렷해질 수 있는 것도 중국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이다. 미·중 무역 갈등 뿐 아니라 유럽연합에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며 중국 수출 환경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중국 대외 수출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45%에 달한다. 이밖에 공업 생산과 소비품 판매, 고정자산 투자 같은 지표들도 지난해 대비 하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위안화 환율도 골칫거리다. 최근 중차이왕에 따르면 맥도날드 빅맥 1개 가격은 미국이 5.04달러, 중국이 20위안으로 빅맥지수 상으로 적정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3.97위안이다. 스타벅스 커피 1잔당 가격을 비교한 스타벅스 지수에 따른 환율도 달러당 5.8위안이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아직 저평가돼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트럼프 당선자의 ‘중국은 환율 조작국’ 발언이 엄포성이 아니라면 중국은 위안화 가치 절상에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다시 수출 부진이나 자본 유출 등을 가속화해 중국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경제 위기의 전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경제성장의 바로미터인 창업판지수(벤처기업 전용 지수)는 3.64% 급락하며 최근 23개월만에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2.02% 반등에 성공했지만 중국 증시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