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특혜' 김경숙 前이화여대 학장 구속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지난 12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사진=홍봉진 기자

'정유라씨 이화여대 비리'에 연루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1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에 이어 김 전 학장까지 구속되면서 최경희 전 총장을 겨누는 특검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 전 학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학장을 지난 12일과 13일 연이어 불러 조사한 뒤 다음날인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학장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이대 입시·학사 전반에 걸쳐 특혜를 챙기도록 도와준 혐의 등을 받는다.

이대는 2014년 정씨가 원서 접수일 이후에 받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점수에 반영해줬다. 또 면접 당일 아무것도 들고올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 정씨가 면접위원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도록 허락했다. 입학 이후에도 특혜는 계속됐다. 정씨가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인정해준 것이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이 정씨 지원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고, 남궁 전 처장과 류 교수로부터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김 전 학장의 지시에 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학장은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와 특검 조사, 영장심사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학점 부여는 교수 고유의 권한이고 여기에 어떠한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발언을 위증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전 학장은 지난해부터 항암치료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학장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이 사건 의혹 정점에 있는 최경희 전 총장을 18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로써 이대 비리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편 정씨는 덴마크 검찰에서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정씨 국내 송환을 위해 덴마크 당국과 사법공조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