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다시 부각되는 '트럼프 불확실성', 일단 '지켜보자'

“다시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연휴 동안 쏟아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폭탄 발언에 월가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대와는 정반대로 불확실성만 더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5포인트(0.3%) 하락한 2267.8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8.96포인트(0.3%) 내린 1만9826.7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35.39포인트(0.63%) 떨어진 5538.73으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달러 가치가 14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은 것을 언급하며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 환율에 대해 “돌이 굴러 떨어지는 것 같다”며 “달러 강세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없고 이는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CMC 마켓의 콜린 시스진스키 수석 전략분석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정됐던 기준금리 인상이나 달러 강세를 용인하지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 발언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직접 환율 문제를 언급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당선 이후 대선 기간에 보여줬던 파격적인 행보가 잦아들면서 안심했던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다음 행보를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BKD 웰스 어드바이저의 제프 레이먼 파트너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전혀 모른다”며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 것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 매입에 나섰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2bp(1bp=0.01%) 급락한 2.327%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이 1.4% 급등한 1212.90달러에 마감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BB&T 웰스 매니지먼트의 부키 헬위그 선임 부사장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금융 업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채 수익률이 출렁이면 이자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융 업종에 악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S&P500의 금융 업종 지수는 2.3% 급락하며 11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취임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며 “취임 첫 100일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보기 전까지는 관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