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삼성 '운명의 날'…적막감 감돈 서초사옥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지난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날 강남 서초사옥은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하루를 열었다.

18일 아침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은 사무실이 위치한 서초사옥으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6시 30분을 전후해 출근했으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날 6시 24분쯤 출근한 성열우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은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법무팀이 위치한 사무실로 향했다.

성 팀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을 총괄 지휘한다. 이 부회장이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문강배 변호사와 이정호 변호사를 선임해 대동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해당 외부 법조인들과 긴밀한 협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근한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이수형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 등도 같은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삼성 그룹은 이날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해오던 수요사장단회의를 전격 취소했으며 사장단에는 전일 오후쯤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했을 당시에도 회의를 진행한 바 있을 만큼 이번 취소는 이례적이다. 수요사장단회의는 오전 8~9시까지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총수의 구속 여부를 다투는, 그룹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사장단 회의를 진행하는 일이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는 그룹 수뇌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319호에서 열리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출석 약 한 시간 전에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의 대치동 사무실로 이동해 이후 특검팀과 함께 법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주재로 열리는 심문을 마친 뒤에는 다시 특검 사무실로 이동해 구속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대기하게 된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늦어질 경우 하루를 넘긴 19일 새벽 중에 나올 전망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430억원 산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삼성 측은 일관되게 이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날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