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담아놔야 할 수혜주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사진=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재정정책 확대, 규제 완화로 대변되는 트럼프 시대에 증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수혜주는 뭘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트럼프 취임식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지난 11일 진행한 첫 기자회견에서 경기 부양책을 언급하지 않아 취임식 연설을 통해 정책 방향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공약을 이행하는 강도 및 실행 속도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증시에선 인프라 투자 법안과 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건설, 은행 업종이 13~1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 트럼프가 추진하고자 하는 인프라 확대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한 금융규제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안' 폐지가 제동이 걸린다면 기대감이 선반영된 업종의 차익실현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조 연구원은 "취임일 전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고 트럼프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언한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정책의 실체를 확인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과거 미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발표되는 정책에 크게 예민하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오바마와 부시 정권 출범 후 첫 100일 동안 자동차와 IT(정보기술), 기계 부문이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높았다. 이들은 미국 수요 확대에 따른 세계 교역량 증가로 수혜를 본 전형적인 수출 업종이다.

지난해 11월8일 미 대선을 기준으로 지난 13일까지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건설, 은행 등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보다는 반도체와 철강, IT가전 등 실적 기대감과 중국 수요 확대 전망이 반영된 업종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국경세 부과 등 보호무역 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어 수출주 전체가 수혜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초기에 지속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과 관련, 미국에서는 건설과 은행 업종을, 한국에서는 소재 및 금융 업종으로 꼽았다.

한편 트럼프가 선거 기간에 예고했던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현실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이 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GDP(국내총생산)의 3% 이상, GDP의 2% 달러 매수 개입 등 세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중국은 한가지 요건에만 해당한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2.4% 로 예상되고 최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제한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을 했다"며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초기에 철강, 자동차 등 상징성이 큰 일부 업종에 한해 반덤핑 관세 등 보복 관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이 급격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오는 4월 발표되는 미국 환율 보고서에서는 한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등 4개국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환율 관찰 대상 국가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