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證, 자사주 처분에 7% 급락…소액주주 '불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교보증권 주가가 자사주 매각 결정에 급락하자 소액주주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자본확충이 시급한 것도 아닌데 105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자사주 장내 처분을 결정한 것은 소액주주를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전일 교보증권은 재무구조 개선과 순자본비율(NCR) 확대, 유통주식 수 증가에 따른 유동성 확대를 위해 자사주 131만5662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기간은 이날부터 시작돼 4월18일까지 진행되며 처분 수량은 전체 주식 수의 3.7%다.

자사주 처분 발표로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교보증권 (5,010원 ▲15 +0.30%)은 전일대비 730원(7.82%) 하락한 8610원에 마감했다. 자사주 처분 일평균 매도 한도는 13만1566주로 교보증권의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이 6만주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자사주 처분을 결의한 17일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처분 목적은 자본비율 개선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번 자사주 처분으로 자본항목이 105억7000만원 증가하고 NCR은 7.8%, 레버리지 비율은 8.3% 가량 개선될 예정이다.

NCR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자본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NCR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고 이에 못미칠 경우 적기 시정조치를 내린다.

교보증권 NC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62.6%다. 올해 1월 도입된 신NCR 규정으로 2015년 396.5%에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양호한 수준이다. 레버리지비율(증권사의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도 691%로 양호한 상황이다.

주주들은 NCR이나 레버리지 비율을 맞추기 위한 자본확충이 시급한 것도 아닌데 연초 주가 상승기에 결정한 자사주 처분을 놓고 불만을 털어놨다. 전일까지 교보증권 주가는 연초대비 6%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 교보증권 소액주주는 "105억원을 증자로 조달했으면 주가가 이렇게 하락하지 않았을 텐데 대주주의 증자 참여 의사가 없었던 것 같다"며 "소액주주들만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대주주는 교보생명으로 51.6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교보증권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722억원으로 전년대비 25.9%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623억원으로 21.1% 감소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하락과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실적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