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반 쉼없는 정호성 증인신문…헌재 "탄핵심판 도움"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1.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헌법재판소가 1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회 변론 오후 재판에서 6시간30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2시 증인으로 출석해 오후 8시34분까지 이어진 신문에 과정에서 힘든 기색 없이 성실하게 답변했다.

앞서 탄핵심판 증인신문에 나와 '모른다''업무상 비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일관해 재판부의 질타를 받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전관과는 달리 비교적 자세하게 답했다.

재판관들도 정 전 비서관이 장시간 이어진 신문에 성실하게 답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성 재판관은 "6시간 넘게 장시간 동안 애써주셨다"면서 "전에 증언한 다른 행정관들과 달리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성실하게 답변해준 것이 탄핵심판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미르·K스포즈재단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공약에 있던 중요한 사업인데 비밀로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국가적인 사업을 수행하려면 사업의 필요성과 진행방향, 기초 설계 보고서가 있어야 하는데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본 적 없나"고 물었다. 정 전 비서관은 "저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통일부 등 차관 인사명단 2명이 바뀐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이 발표할 내용을 불러줬다고 증언했는데 검증을 하지 않은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명단을 불러주면서 (마지막에 바뀐 것은) 검증이 안됐거나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증을 끝내고 마지막은 판단의 문제"라며 "하루 전날, 저녁 전날에도 바꾸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안창호 재판관은 "인사 관련 자료를 최순실씨(61·구속기소)에게 참고하라고 보내준 것은 보통 사람으로는 이해가 안간다"며 "발표를 하면 되지 왜 하루나 이틀 먼저 알려주나"라고 물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와는 상의하는 관계라 박 대통령께서 이런 인사를 발표해 불러주셨다고 한 부분을 하루이틀 먼저 알려준 것"이라며 "최씨는 박 대통령을 위해서 조용히 돕는 사람으로서 남들보다 먼저 알 수 있도록 그렇게 배려했다"고 답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첫번째 대국민 담화를 할 때 보좌진이 완비되지 않아 최씨로부터 의견을 들었고 완비 후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증인의 진술을 보면 2016년 초까지 서류를 최씨에게 보냈다"고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직접) 계속 고치다 보니까 보좌진이 제대로 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의문을 품는 상황이었다가 갈수록 정착이 됐다"면서 "2014년 하반기로 가면 실제로 박 대통령도 최씨에게도 덜 보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이수 재판관은 "보통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 국민이 존재한다"며 "피청구인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서 신뢰하는데 청와대 내에선 (최씨를) 없는 사람으로 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없는 사람으로 해야 할 정도면 청와대에서 관리감독을 더 해야 할텐데 증인은 박 대통령의 문서와 중요 인선안 의견을 들어보려고 했다"며 "피청구인이 설령 그렇게 지시해도 증인이 (최씨를) 없는 사람으로 여기면 강력히 막아서 그런 생각을 못하게 조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번 일이 벌어지고 개인적으로 참담한 것은 그토록 박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측근들이 조심하면서 지냈는데 말도 안되는 곳에서 구멍이 나 이런 사태까지 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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