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도 인공지능…韓서 로봇 해킹대회 열린다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로봇 해커들이 참여하는 해킹대회가 내년 한국에서 열린다. 지능정보화시대에 등장할 다양한 해킹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민·관이 손잡고 빅데이터센터도 짓는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내년 로봇이 해커로 참여하는 해킹대회를 국내 유치한다는 목표로 정부가 올해부터 이와 관련한 플랫폼 연구개발(R&D)에 나선다. 관련 예산은 5억원으로 책정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하는 ‘국가 사이버보안 R&D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로봇과 같은 머신(기계)이 인간처럼 사이버 공격에 대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로봇 해킹대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세계 최대 해킹방어 대회 ‘데프콘 CFT’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출전해 인간 해커들과 실력을 겨룬 바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연내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해킹대회에 로봇을 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민간기업이 대회를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해커 로봇 시스템을 완성하면 곧바로 자율방어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등장할 다양한 공격대상들을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구축이 필수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위협정보분석공유시스템(C-TAS)을 사이버보안빅데이터센터로 확대 개편한다.


정부는 광범위한 데이터 구축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 IBM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보안 시장에서 테스트베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들과 우리 정부,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업계는 인공지능과 함께 밀려올 사물인터넷(IoT)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도 고민 중이다.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좀비화되면서 보안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이날 발표한 ‘2016 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보안 위협 중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네트워크연결 컴퓨터를 보유한 9000여개 사업체와 4000명의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업의 77.1%, 57.5%가 각각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이용으로 인한 정보유출을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사물인터넷 상용화로 인해 ‘데이터 발생과 처리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위협 증가’를 우려한 개인 비중은 전년도 33.0%에서 지난해 36.8% 늘었다.

전길수 한국인터넷진흥원 사이버침해대응본부 본부장은 “IoT 시대에는 보안을 위협하는 기기를 식별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상반기 내 IoT 기기 식별체계를 마련하고 침해사고를 유발하는 기기에 대한 일시적 접속제한을 추진하는 등의 대응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