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IMA 업무 초읽기…자산운용사 비상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산운용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IMA가 무제한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해 펀드 자금이 대거 이탈, 미래에셋대우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IMA는 펀드와 달리 원금보장 상품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에서 경쟁력을 갖춘데다 이번 업무가 당분간 미래에셋대우에만 적용돼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IB(대형증권사)에 허용되는 IMA 제도와 관련, 미래에셋대우가 이르면 올 하반기 자본을 현재 6조7000억원에서 8조원 이상으로 확충해 IMA 업무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초대형IB추진단을 설치,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투자 여력 확대 등 자본 확충 실익과 IMA 수익성과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IMA는 증권사가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으로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계좌로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IB의 IMA 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르면 2분기 중 시행령과 규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IMA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IMA는 규모(발행한도)를 제한하지 않아 무제한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대우 IMA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무기로 자산운용사 펀드의 기관이나 개인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돼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IMA가 원금 보장이라는 안정성을 최대강점으로 내세워 원금비보장 상품인 주식형·채권형 펀드와 MMF(머니마켓펀드) 자금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이번에 시행되는 IMA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기업금융에 조달자금의 70%를 운용해야 해 수익률이 최대 연 2% 이상으로 주식형은 물론 채권형펀드, MMF 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을 것"이라며 "펀드 상품과 비교해 수익성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 수익률은 채권형펀드가 2.01%, MMF는 1.47% 수준이다.

일각에선 초대형IB의 IMA 업무 허용이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과도한 규제 완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NH투자증권(4조6000억원), KB·삼성증권(4조10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원) 등 다른 대형 증권사의 자본규모가 5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미래에셋대우만 IMA 업무가 가능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증자를 단행하기가 여의치 않아 몇 년 안에 8조원까지 자본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소 몇 년 간은 미래에셋대우가 IMA 업무를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초대형IB 제도와 관련, 자기자본 8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차원에서 IMA 업무를 허용한 것"이라며 "특정 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