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매 사상 최대' KT&G…저가매수 vs 불확실성

KT&G가 지난해 4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다.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홍삼 매출이 줄고 담뱃값 경고그림 때문에 담배 판매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떨쳐냈다. 특히 지난해 해외 담배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는 KT&G 실적을 고려할 때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4분기 실적도 '기대 부합' 혹은 '예상 상회'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고, 특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돼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일제히 제시했다.


KT&G는 20일 1.98% 하락한 9만9000원에 마감했다. 김영란법 시행 등 외부 악재로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떨어졌다.

KT&G는 지난 19일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3049억49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직전분기(3분기)보다 28.5% 줄었지만 전년동기대비 15.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036억4600만원, 당기순이익은 4058억18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7.3%, 150.2% 증가했다.

국내 담배 부문과 수출 부문 매출이 각각 3.7%, 18.9% 증가했다. 국내 총수요와 점유율은 전문가 추정치에 미치지 못한 반면 해외에서는 단가 상승과 수출 물량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다. 이 같은 해외 부문 고성장에 힘입어 담배 부문 영업이익이 13.1% 증가했다.


홍삼 부문도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와 수출 매출이 각각 16.4%, 35.3% 증가했다. 내수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해 김영란법 우려를 불식시켰다. 수출도 이른 춘절용 수요가 발생한 중화권 위주로 개선 폭이 컸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랜 주가 조정 기간을 통해 위험 요인을 소화했다"며 "수출 담배 (판매량 증가) 모멘텀이 견고하고 기존 사업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낮아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현재 주가는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본다"며 "밸류에이션 매력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배당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며 투자를 권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2만원에서 15만5000원까지였다.

그러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신중함을 당부하는 견해도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실적이긴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흥분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라며 "10만원 이하에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무난했지만 사업부문별로 산출한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13만8000원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주가가 이미 충분히 하락한 상태여서 추가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기회가 클 것으로 본다"며 저가 매집 전략을 권고했다.